내달 4일 서울 시내 모처서 결혼…배우자는 대학 졸업 교육자 집안 일반인
재벌 기업, 정ㆍ관계 혼맥 NO, 겸손ㆍ소탈 평(評)듣는 오너답게 사랑 선택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38)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오는 7월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다. 정 부사장은 평소 사람들과 잘 어울려 겸손하고, 소탈하다는 평판(評判)을 듣는 현대가(家) 3세 경영인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의 장남 정 부사장이 오는 7월 4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결혼한다. 배우자는 서울 명문 사립대를 막 졸업한 교육자 집안 출신의 일반인 여성이다. 정 부사장은 한국 재계의 거목이라 평가받는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로, 현대家 3세 경영인이다. 그의 부친은 정 명예회장의 여섯째로, 국회의원으로서는 신선의 경지라고 하는 7선 경력의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다.
장남인 정 부사장이 결혼하면서 정 이사장 자녀 중 막내인 정예선씨만 미혼이다. 정 이사장은 부인 김영명씨와 슬하에 2남2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2017년 6월 철강업체 유봉의 서승범 대표와 결혼했고, 차녀인 정선이씨는 2014년 8월 벤처사업가와 비공개로 식을 치룬 바 있다.
‘혼맥’보다 ‘사랑’
이번 정 부사장 결혼 소식이 관심을 끄는 것은 ‘혼맥’보다 ‘사랑’을 선택한 그의 행보다. 다수 재벌가가 정관계나 재계 인맥으로 혼인이 이뤄지는데 그렇지 않아서다.
1982년생인 정 부사장은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학군단(ROTC) 43기로 군복무를 마쳤다. 이후 2007년 동아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2008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 한 뒤 근무하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 이후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 보스턴컨설팅 그룹과 크레디트스위스 그룹에서 근무했고 2013년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재입사, 상무 등을 거쳐 2017년 부사장에 올랐다.
정 부사장 행보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아버지에 이어 ROTC로 병역의무를 이행했다는 것에 있다. 그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육군 특공연대 중위로 복무했다. 부친인 정 이사장도 ROTC 13기로 군 생활을 마친 바 있다. 부자가 ROTC 선후배 관계인 셈이다.
현재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을 겸직하며 그룹의 신사업을 이끄는 핵심 브레인으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그룹이 미래 먹거리 분야인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로봇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데도 일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AI부터 로봇사업까지
정 부사장은 지난 16일 그룹 계열사인 현대로보틱스가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사업협력 협정 체결식에 참석했다. 양사는 이날 협약으로 사업 협력에 필요한 인력 교류와 지능형 서비스로봇 개발, 자율주행 기술 연구와 스마트 팩토리 등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쉽게 말해 KT는 로봇과 자율주행에 적용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현대로보틱스가 이를 적용할 하드웨어 개발 및 제작을 담당하는 식이다.
또 양사는 디지털혁신과 AI(인공지능) 및 ICT(정보통신기술)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해 구현모 KT 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참여하는 협력위원회를 설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에 앞서는 지난 2월 KT와 카이스트, 한양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등과 AI 산업 경쟁력 강화 추진 협의체인 ‘AI 원팀(One Team)’도 구성한 바 있다. 이는 글로벌 1위 조선, 국내 1위 로봇 기업으로서 AI 적용 사례를 적극 발굴해 해당 분야 NO1. 제조기업으로서 나가기 위함이었다.
한편, 현대가 3세 중 아직 미혼인 대표적인 경영인은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의 외아들 정경선 에이치지아이(HGI)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일곱번째 아들로, 정 대표 역시 손자다.
HGI는 임팩트 전문 투자사로 공유오피스 등 부동산 개발과 소셜벤처 투자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이 투자사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와 소셜벤처들에 사무공간 등을 제공하는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