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채권 대신 사모사채에 투자... 금감원, 현장검사 돌입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지난해부터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졌던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연기 사태가 또 일어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지난 17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25호와 제26호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펀드의 만기일은 지난 18일이었다. 환매 연기 금액은 NH투자증권은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67억원 등 총 390억원 규모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NH투자증권에 만기 연장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법률적 사유"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펀드는 6개월 만기로, 편입자산의 95% 이상을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나 전산용역 관련 매출채권으로 편입하는 사모펀드다.
기대 수익률은 연 3% 안팎으로 낮은 편이지만, 안정성이 높은 정부 산하기관 및 기업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가입했다.
그러나 이 펀드는 당초 운용 계획과는 다르게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와는 다르게 실제 펀드 자산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은 거의 없고 장외기업 등 부실 사모사채로 투자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된 것처럼 펀드 명세서와 계약서를 위조했다는 판매사 측 증언도 나왔다.
지금까지 이 펀드는 총 8000억원가량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가운데 3000억원만 기존 투자자에게 상환된 상태다. 하지만 옵티머스운용이 환매 중단된 25·26호 펀드와 비슷한 구조의 펀드를 다수 내놓았기 때문에 추가로 환매 중단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9일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 환매연기 사태와 관련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은 환매 중단 사유와 함께 자산 편입 내역 위변조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