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지음 ▲행복한작업실 ▲1만6500원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짐승의 면모를 벗은 초기 인류의 삶은 참으로 고달팠다. 굶지 않기 위해 짐승을 쫓아다녀야 했고, 과실을 얻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혹독한 추위에 맞서야 했고, 때때로 몰아치는 비바람에 꼼짝 못했으며, 지축을 뒤흔드는 천둥과 사정없이 내리꽂히는 번개에 몸을 떨어야 했다. 원시의 자연은 삶의 터전이자 동시에 생존을 위협하는 공간이었다. 

이러한 의문들이 하나둘 이야기로 쌓였다. 삶이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인간의 본성과 세상살이의 속성에 대한 탐구와 지적 도전이 보태지면서 이야기는 점점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이것이 바로 신화다. 

신화는 지적 존재로 거듭난 인류가 만든 최초의 유산이다. 모든 종교와 학문, 예술이 신화로부터 비롯되었다. 신화를 ‘인류 문명의 원형’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신화는 지적 활동의 원형질로서 생식과 분화를 거듭하며 종교가 되고 학문이 되고 예술이 되었다. 현대인들이 누리고 있는 ‘문화’라는 이름의 거대한 콘텐츠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어김없이 신화와 맞닥뜨리게 된다. 

『신화 콘서트』는 방대함을 걷어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7대 신화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야기만 다루었다. 신화학자가 될 것이 아니라면 딱 이 정도만 알아두면 될 내용들만 간추렸다. 

이 책은 신화 속에 드러나는 각 민족과 인종의 세계관에 주목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노력을 기울인 부분은 지금 우리의 삶과 신화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신화가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뿌리 내리고 있는지, 신화에서 어떤 지식과 지혜를 얻을 것인지, 학문과 예술 속에 신화가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죽은 지식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지식으로서의 신화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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