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7회초 NC 선두타자 박석민이 솔로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상대 투수의 조롱으로 여겨 MLB에서는 금기시 돼 있는 배트플립, 일명 ‘빠던’에 미국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스포츠 경기가 멈춘 탓에 미국 ESPN에서 KBO의 중계권을 따 생중계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야구팬들 사이에서 K리그의 ‘빠던’ 세레머니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지난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NC 모창민이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빠던’이 나왔다. 이에 ESPN 중계진은 “오늘 첫 배트플립이 나왔다”며 흥분에 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빠던’은 ‘빠따를 던지다’라는 줄임말로 ‘배트플립’의 한국식 표현이다. 홈런을 친 타자가 배트를 내동댕이치거나 홈런의 세레모니로 배트를 집어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배트플립을 상대방 투수에 대한 조롱으로 여겨 오래전부터 금기시하고 있지만 K리그에서는 보편적인 장면이다. MLB에서 배트플립을 금기시 하는 이유는 선수들끼리 감정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다음 회구에 투수의 보복구로도 되돌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KBO 야구팬들 사이에서 ‘빠던’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하나의 쇼맨십으로 여겨지고 있다.

SK 김재현, 넥센의 박병호, 삼성의 양준혁과 최형우, 두산의 홍성흔, 롯데의 정훈, NC 박석민, KT의 강백호 등이 ‘빠던’ 퍼포먼스로 꽤나 유명하다. 하지만 ‘빠던’ 퍼포먼스를 했지만 플라이 아웃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다소 민망한 장면들로 남기도 한다. 2013년 롯데 전준우가 빠던을 했다가 담장 앞에서 잡힌 장면이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KBO리그 NC에서 세 시즌을 뛰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에릭 테임즈(워싱턴)는 야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배트플립은 한국 야구 특유의 문화다. 한국 타자들은 스윙 후 더그아웃을 향해 배트를 던지곤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그랬다면 바로 옆구리에 공이 날아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로 이승엽 선수는 현역 시절 상대 투수를 배려해 홈런을 터뜨린 후 조용히 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홈런을 날린 후 손을 번쩍 들고 달려가는 장면이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이 있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과 트위터 등 SNS에서는 한국 야구와 관련된 글과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ESPN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KBO League’라는 항목도 생겨날 정도다. ESPN은 향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포스트시즌까지 방송할 계획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