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잡고 대권(?) 이낙연, 'Moon Road' 가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합동 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기 전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종로 대첩’ 승리로 여권 유력 대권주자 레벨업..차기 행보 고심
대권 도전시 2021년 3월 이전 사퇴 불구 당내 세력화 시험대
중진 송영길·홍영표…민평련계 우원식·이인영…김두관도 당권 후보군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대선이나 총선 모두 궁극의 목적은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받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사령탑으로 정치인생 마지막을 총선 대승으로 마무리 지은 이해찬 대표 이후 당 대표를 누가 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해찬 대표 임기는 8월 24일 까지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이낙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다. 현역 의원신분으로 대권을 향한 보폭을 넓힐지 전당대회를 거치는 등 부침이 있겠지만 당 대표로 집권여당을 이끌어 가는 선택지가 그 앞에 놓여있다.
당권 주자로서도 그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 지역구에서 승리와 더불어 이번 총선에서 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역할을 맡으로 여론의 주목도와 리더십을 재평가 받았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40명 가까운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전국을 누볐다. 원내로 입성한 이들은 향후 이 위원장의 든든한 후원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 대권의 경우 당내 세력화가 중요한 상황에서 '이낙연계가' 늘어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만약 이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당권을 거머쥔 뒤 대권에 도전했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15년 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도전해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권을 거머쥔 문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전권을 넘겨주며 임기를 채우지 않고 대표직을 물러났다. 이후 2017년 대선에 도전해 승리했다.

이 위원장 역시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이 모델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당규에는 대권·당권 분리 규정이 있어 대선 1년 전 당 대표직을 물러나야 한다. 2021년 3월 이전 사퇴해야 해 사실상 6∼7개월짜리 당 대표인 셈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자천타천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물로 홍영표·우원식·송영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자칫 당내에 견제 세력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부분이다.

당권 도전은 '자기 세력화'를 공고히 할 첩경이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이지만 당내 이낙연 위원장의 세력은 문 대통령의 당시 지지기반이었던 ‘친문’세력과는 비교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확실한 자기 편을 확보한다면 다음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굳힐 수 있다.
다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견제 세력이 생기는 부담도 예상해볼 수 있어서 친문 핵심 세력과 어떤 식의 교통정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매사 언행과 행동에 신중한 이 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6일 총선 당선증을 수령한 자리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당내 문제는 아직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국난 극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두관 당선인 역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힌다.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려 경남지사직을 던졌던 김 의원은 부산·울산·경남(PK) 선거의 구심점이 돼 달라는 당 지도부 요청에 따라 현 지역구 경기 김포시갑을 떠나 험지인 경남 양산시을에 도전해 쉽지 않은 승리를 거뒀다.
경남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현재 10석인 PK 의석을 15석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에 비해 결과(7석)는 못 미쳤지만 영남권의 반여(反與) 정서 속에서도 PK의 민주당 전체 득표율은 상승했다는 점에서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도 듣는다.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김 의원은 선거 다음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에서 기대했던 만큼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경남도민과 양산시민들이 따뜻하게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고 했다.
PK의 지지기반과 서울 지역에서 일정부분 지지세를 이끌어 내고 타 지역의 전략적 선택이 이뤄진다면 김 당선인 역시 당권 도전 가능성은 높게 평가된다.

지난 8.25 전당대회에 도전해 이해찬 현 대표에 이어 2위에 오른 송 의원도 당권도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총선을 통해 5선 고지에 오른 그는 인천지역 최다선이다. 인천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선거를 진두진휘하면서 민주당 의석수를 7석에서 11석으로 늘리는 등 제20대 총선에 비해 큰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현직 원내대표인 우원식(4선), 이인영(4선)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다. 하지만 두 의원 모두 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어서 한 쪽으로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당의 험지로 불리는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김부겸 의원과 부신진갑 김영춘(부산진갑), 최재성(서울 송파을) 등 총선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셨지만 정치적 재기를 위해 전당대회에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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