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학업 위해 떠난 美유학에서 복지정책 중요성 체감
학연·인맥 없이 정공법으로 여의도 입성, 경선부터 주목 받아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복지와 관련해서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춘 국회의원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4.15 총선에서 강서갑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강선우 당선인은 자신의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복지’와 관련해 전문적인 캐리어를 쌓아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출 수 있는 특화 전문 분야가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다짐이었다. 
 
지난주 총선의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은 분위기 속에 강 당선인의 사무실을 찾았다. 넓은 규모의 사무실은 선거를 치르던 전장의 모습에서 새롭게 세팅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지역민들을 위한 강연, 시민학교 등 문화공연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침 출근길에 어김없이 당선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후엔 방송·언론 매체에 인터뷰를 진행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도 본보 인터뷰에 이어 방송 일정이 잡혀있었다.  
 
평범한 정치신인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을 경선에서 물리치며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 기세를 이어 총선에서도 사뿐히 당선된 서울 강서갑에 강선우 당선인을 <민주신문>이 만났다. 
 
유학을 통해 정치에 눈을 뜨다
 
강 당선인은 대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대구에서 마쳤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교육학사와 소비자인간발달학 석사를 마친 후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인간발달가족학 박사를 취득하고 사우스다코다주립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이처럼 안정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던 그녀가 갑자기 정치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유학 때문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했던 2006년 남편은 한국에 남고 아이만 데리고 미국으로 갔습니다. 아이가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프래더윌리증후군(배가 불러도 인지를 못해 계속 음식을 먹게 되는 발달장애)’을 앓았기 때문에 아이를 다른 환경에서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내 공부를 더 하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고, 그렇게 6년 만에 박사를 끝내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에서 교수로 일을 했습니다”
 
강 당선인은 학업과 육아를 병행했다. 둘 중에 한가지만 하기에도 어려운 일이였지만, 미국에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기 때문에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경험은 강 당선인이 복지정책과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원동력이 됐다. 
 
“나 같은 아이를 가진 엄마들도 이런 몇 가지 부분들만 신경써주면 충분히 삶의 질이 나아지고,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길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가능하겠다 싶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런 열정이 불타오르던 때 눈에 들어왔던 게 2016년 4.13 총선이었습니다”
 
높은 여의도의 벽을 정공법으로 넘다
 
유학 경험을 통해 복지정책의 중요성을 경험한 강 당선인은 곧바로 국내에서 진행되던 4.13 총선에 참여할 채비에 나섰다. 특히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인, ‘국회의원’이 되면 자신의 목표를 더 잘 이룰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공모에 응모했다. 
 
“날마다 챙겨보던 비례대표 공모 공지가 뜨자, 곧바로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마감에 맞춰 겨우겨우 서류접수를 끝냈고요” 
 
“귀국과 동시에 정신없이 서류 접수하고 나니 그 다음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결국 민주당에 전화를 했죠. 그쪽에서도 황당했던지 접수하기까지 말씀 나누셨던 사람이 없느냐고 오히려 되묻더라구요. 그래서 홀로 접수했다하니, 파악해보겠다고 했어요. 이후에는 서류심사 통과됐다고 면접을 보러 오라 했고, 면접 통과 뒤 정견발표 해서 받은 순번이 29번이었습니다. 원래는 31번이었는데 앞에 두 분이 등록을 안 해서 앞당겨 졌죠”
 
당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명도 없이 정공법을 통해 당당히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강 당선인은 이후에 진행됐던 선거활동 과정에서도 성실함 하나로 당원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꾸려졌던 비례대표유세단에 100% 출석했던 것. 그러나 비례순번이 너무 뒤에 있던 탓이었을까. 당초 목표했던 당선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함은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총선 이후 부대변인으로 선임되며 공식적인 당직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후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선대위 정책부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총선기획단에 합류하기도 했다.
 
또한 독자적인 활동에도 주력했다. 부대변인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만든 강 당선인은 이후 언론사에 칼럼을 주기적으로 게재하고, 아리랑TV의 외교관 프로그램에 MC로 발탁돼 활동하기도 했다. 
 
지역현안에 주목한 신인, 현역을 넘다. 
 
강 당선인은 올 초 민주당 강서갑 지역구 경선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신인에 불과했던 강 당선인이 현역인 금태섭 의원과 맞붙어 경선에서 이길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강서 갑 지역에 가장 먼저 나섰던 이는 정봉주 전 의원이었고, 이어 김남국 변호사도 나섰는데 논란이 계속됐어요. 정작 강서갑의 지역민들은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해 줄 사람을 찾는 건데 세상은 조국이냐 아니냐 이걸 놓고 싸우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내가 만약 강서갑의 주민이고, 민주당 당원이라면 밖에서 저렇게 해석하고 바라보는 걸 탐탁치 않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이번 총선에서 지역 공모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누군가는 나서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여성이고 정치신인이란 내 포지션이 강서 갑 주민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을 넓혀줄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어요”
 
그렇게 나선 경선에서 강 당선인은 현역이었던 금 의원을 누르고 민주당의 공천권을 따냈다. 자신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였다. 
 
“경선을 이길 거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현역을 정치 신인이 이긴 경우도 거의 없거니와, 앞서 두 분이 떠나면서 돕겠단 분들도 부담을 느꼈던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여성 가산점을 받으면 되지않을까 하는 마음은 있었죠. 그런데 막상 경선 결과를 보고 가산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겼어요. ‘정말 잘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선거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두려움도 생기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강 당선인이 경선에서 이긴 배경은 무엇일까. 강 당선인은 ‘친근함’을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꼽았다. 그는 “생각보다 제가 경선 기간에 사람들을 엄청 많이 만나고 다녔다”면서 “다녀보니 친하고 쉽게 말 걸 수 있는 그런 국회의원이 있었으면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복지’ 전문 국회의원이 목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경선의 결과는 본선으로도 이어졌다. 미래통합당의 후보를 누르고 절반이 넘는 득표수를 기록하며 당선됐기 때문이다. 강 당선인은 ‘지역 현안’에 집중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강서 갑 지역은 지역별로 원하는 것이 나눠져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어요. 크게는 화곡1,2,8동과 우장산동, 화곡3동, 발산동으로 나뉩니다. 우장산동 쪽은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지역이고, 화곡1동 쪽으로는 다세대 주택이 밀집되어 있어요. 그래서 구도심, 신도심 구역별로 맞춤 설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통적으로 모두 건물 고도제한 완화를 원하세요. 빌딩 높이 제한이 풀려야 큰 건물도 들어오고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죠. 특히 주변에 공항이 있다는 것에서 비슷하지만, 잠실에는 롯데타워가 들어오는데 왜 우리는 안되느냐 하는 정서가 있습니다”
 
6월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에서의 활동도 궁금했다. 그는 국회 상임위 보건복지위원회에 소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역 개발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게 보건의료·복지분야입니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해질수록 복지는 좀 더 세심한 관리를 요구 받게 되죠. 제가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갖도록 했던 분야이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강 당선인은 인터뷰 내내 신중하고 차분한 어투로 말을 이어갔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진정성과 정치 신인으로서 당찬 모습이 엿보였다. 초심을 잃지 않는 그의 의정활동을 기대해본다.   
 
“끝으로 지역 주민 분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기대와 믿음 잊지 않고 눈으로 보실 수 있도록 성과로써 꼭 보답 드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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