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州 한 교회, 넓은 주차장과 라디오 주파수 활용해 주일 예배 진행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게이트웨이 교회 전경, 사진=유튜브 캡쳐]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확산은 전 세계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단체로 모여 예배를 올려야 하는 종교인들에게 큰 위기다. 심각한 보건위기에 처해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차 안에서 예배를 하는 ‘드라이브-인 교회(Drive-in Church)가 나타다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 텍사스州 샌안토니오의 게이트웨이 교회에서는 교외 신자들과의 교류를 위해 ‘드라이브-인 교회’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모든 신자들이 좁은 교회 안에 모이는 대신 넓은 교회 주차장을 활용해 주차된 차 안에서 예배를 하도록 했다.

교회 목사는 건물의 옥상에서 마이크를 들고 설교를 진행하고 신자들은 특정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목사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이다. 패스트푸드점 드라이브 쓰루나 자동차 극장에서나 볼법한 진풍경이다.

샌안토니오 공영방송 KENS 5에 따르면 수백 명의 게이트웨이 교회 신자들이 교회 주차장을 가득 채웠으며, 미리 알려진 라디오 주파수에서 흘러나오는 목사의 목소리에 따라 다 함께 찬송가를 부르는 등 주어진 상황에 맞춰 대화형 예배 문화를 만들어 갔다. 일부 신도들은 헤드라이트를 켜거나 와이퍼를 들어 올리는 등의 적극적인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사실, 드라이브-인 교회 문화는 예전에도 있었다. 미국 플로리다州 데이토나 비치에서는 드라이브-인 교회가 1953년부터 행해져오고 있다. 이 교회 예배는 아직까지 진행중이며, 일요일에 두 번의 예배 일정을 갖는다.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기인 만큼 드라이브-인 예배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이트웨이 교회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일요일 오전 9시부터 네 번의 예배 시간이 짜여져 있으며 마지막 세션은 오후 12시에 잡혀 있다. 주에서 내린 모임 금지 조치가 풀릴 때까지는 이러한 예배 문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샌안토니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벡사르 카운티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양성 확진자는 157명, 사망자는 5명으로 기록됐다. 텍사스 전역 감염자는 30일 기준으로 2,552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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