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하철 이용객 40% 급감
열차 운행시간 줄이는 대신 유지보수 업무 집중

중앙재난대책본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으로 대중교통 거리 확보를 발표한 다음날인 23일 서울 시내로 향하는 지하철에 마스크를 쓴 시민이 한 자리씩 떨어져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이 급감한 지하철 운행을 4월 1일 수요일부터 자정까지로 1시간 단축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새벽 5시 30분부터 운행을 시작해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운행하던 모든 열차는 자정까지만 운행하게 된다. 
 
1∼9호선과 우이신설선 등 서울의 모든 지하철이 적용 대상이다.
 
이 같은 조치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하철 방역과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 인력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결정됐다. 통상 열차 운행이 끝난 뒤 2시간에 걸쳐 각종 안전관리 업무가 진행된다. 지하철 내 공기 질 개선, 레일 교체, 5G 이동통신공사 등의 유지보수 작업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방역·소독 업무가 추가로 이뤄지면서 업무량이 늘었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리면서 현장의 방역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심각 단계’ 발령 이후 열차 객실 횟수와 승강장 대합실 소독 등 방역 업무량이 최대 14배까지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하철 이용객 수의 감소도 이유다. 시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된 지난달 23일 이후 일주일간 이용객은 전년 대비 40.5% 감소했다. 특히 자정 이후 심야 시간대 1∼8호선의 1량당 평균 인원은 6.4명에 불과했다. 열차 1량에 승객이 160명일 때를 100%로 보는 열차 혼잡도는 5호선이 그나마 13%로 가장 높았고 다른 호선은 1∼6%에 그쳤다.
 
서울교통공사와 주식회사 서울시메트로9호선(메트로9) 등 지하철 운영업체는 지하철 운행 시간을 줄이는 대신 유지보수 업무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열차 운행시간을 한 시간 줄이는 대신, 시설물 안전진단과 유지보수, 노후시설 개량 등의 작업시간은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연장한다.
 
시는 심야 지하철 이용의 주요 요인이 필수 불가결하지 않은 여가, 유흥인 이상 단축 운행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하철을 제외한 심야 올빼미버스 등 버스와 택시 등은 단축 없이 그대로 운영한다.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층 강화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지속 가능한 안전 및 방역체계를 통해 시민 안전과 건강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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