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2곳 수만~수백만장 거래 현장 포착
국세청 조사 들어가자 일제 사들인 매물 쏟아내

마스크 품귀 현상은 유통업자들이 그들만의 카페에 비밀번호 설정해 그들만의 리그에서 대량의 마스크를 거래하는 매점매석이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 한 카페에선 지난 25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약 두 시간 동안 234만장 가량 마스크 물량이 쏟아졌다. 사진=네이버 카페 캡처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마스크 수요는 급증했지만 여전히 일선 유통채널에선 구입하기 힘들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

정부가 마스크 제조ㆍ유통업체에 대한 일제점검에 나섰지만 마스크 품귀현상이 단절될지는 미지수다.

기자가 마스크 품귀 현상의 배경을 살펴보니 유통업자의 매점매석이 그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통업자들은 그들만의 카페에 비밀번호 설정해 그들만의 리그에서 대량의 마스크를 거래하고 있었다.

충격적인 점은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일선 유통채널에서 구입하기 힘든 마스크를 수만장에서 수백만장까지 매물을 내놓았다는 것에 있다. 이에 유통업자의 매점매석이 이뤄지는 카페 2곳을 공개한다.

마스크 부족한 까닭

네이버 카페 ‘한국 봉제공장’과 ‘유통과학연구회’에는 지난 25일 국세청이 마스크 제조ㆍ유통업체 263곳에 대해 일제점검에 착수하자 대량 구입해 갖고 있던 KF-94마스크 물량을 쏟아냈다.

‘한국 봉제공장’카페에는 지난 25일 오후 8시 이후부터 KF-94마스크 13만장 매물을 시작으로 KF-94 대형 개별 마스크 200만장 물량이 쏟아졌다. 또 급매물로 15만장 가량의 KF-94마스크가 거래 물건으로 나왔다.

약 2시간 사이 이 카페에 쏟아진 마스크 물량은 234만장 가량이었다. 제조업체에서 사들인 후 수도권 일대 창고에 쌓여 있던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날 오후 11시경 유통과학연구회라는 카페에는 KF-94 100만장에서 300만장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보유한 물량을 소진한 듯 마지막 판매라는 문구가 게시글 제목에 올라왔다.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24시간 가동해 1초에 한 개씩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지만, 일부 유통업자들의 마스크 매점매석과 생산물량의 중국 쪽 유통으로 국내 일선 유통채널까지 마스크 물량이 넘어오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쪽 1000억원의 자금이 환치기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일부 마스크 제조업체와 현금거래로 대량의 마스크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이번에 마스크 매점매석 현장이 포착된 두 카페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일부 마스크 제조업자와 유통업자들의 거래 통로로 왜곡돼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뉴시스

품귀 현상 ‘칼’ 빼든 당국

당국도 마스크 품귀현상에 칼을 빼들었다. 국세청은 지난 25일 오후 4시부터 다음달 6일 까지 마스크 제조업체 41개, 최근 마스크를 대량 매입한 온라인ㆍ오프라인 유통업체 222개 등 총 263개 업체에 대해 일제 점검에 착수했다.

현장 조사요원은 실무경험이 풍부한 526명이다. 점검내용은 제조ㆍ유통업체 일자별 생산‧재고량과 판매가격, 특정인과의 대량 통거래 및 무자료 거래 여부 등이다.

구체적인 검증 내용은 마스크 제조업체 무신고 직접 판매, 제조ㆍ유통업체 매점매석 행위, 마스크 판매기피 및 가격 폭리, 유통구조 왜곡 및 브로커ㆍ중개상의 인터넷 카페, SNS 등의 유통구조 문란행위, 마스크 무자료 거래다.

국세청은 이번 점검 결과 사재기ㆍ폭리 등 유통질서 문란 및 세금탈루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즉시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세청 측은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 중인 만큼, 관련 사항을 전화(02-2640-5080)나 식약처 홈페이지로 신고를 당부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