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불법 약물 투약 사건 조사과정서 연예인 투약도 불거져...하정우 변호인 "치료상 필요로 적정량 사용, 검찰에 소명장 제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영화배우 하정우.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재벌가에서 시작된 불법 약물 투약사건이 다시 연예계로 불똥이 튀었다. 특히 국내 대표 영화배우로 잘 알려진 하정우에 대한 불법 투약 의혹도 불거지면서 연예계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3일의 보도가 시작이었다. 당시 SBS는 <8시뉴스'를 통해 재벌가 자제들과 연예계 종사들, 유명 영화배우 A씨 등 10여명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어 15일에는 채널A <뉴스A>에서 유명 영화배우가 친동생의 이름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불법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유명 영화배우가 차명으로 진료를 받았다는 내용을 밝힌 것이다. 

특히 병원관계자들이 방송을 통해 "유명 영화배우 A씨는 내성이 생길 정도로 투약했다"면서 "투약량과 시간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프로포폴이 주입되는 기계까지 사용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은 가열됐다. 

결국 18일 한 법조전문지가 문제의 유명 영화배우 A씨는 '하정우'라고 지목하면서 논란은 결국 가열됐다. 해당 매체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하정우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여러 차례 프로포폴을 투약받았으며, 평소 친분이 있던 애경개발 전 대표에게서 해당 병원을 소개받았다는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동생 명의로 프로포폴 투약 받아

"얼굴 부위 흉터 때문에 2019년 1월 레이저 흉터 치료로 유명하다는 모 병원 원장을 소개받았고, 이후 9월경까지 약 10회 가량 강도 높은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치료를 받을 때 원장의 판단 하에 수면마취(프로포폴)를 시행한 것이 전부이며, 어떠한 약물 남용도 없었다."

불법 약물 투약 의혹이 불거진 뒤 그 대상이 하정우란 사실이 알려진 18일 배우 하정우의 소속사 위크하우스컴퍼니는 이렇게 해명했다. 흉터 치료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투약받았지만, 약물 오남용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가장 큰 논란이 된 차명 진료와 관련해서는 병원 측의 제안이었다고 해명했다. 소속사는 "성형외과 원장이 최초 방문 때부터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오라'며 프라이버시를 중시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원장이 하정우에게 '소속사 대표인 동생(김영훈)과 매니저 이름 등의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고, 의사의 요청인 만큼 별다른 의심없이 해당 정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차명 정보를 실제로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는 게 하정우 측의 해명이다. 

이어 소속사 측은 "원장의 요청이 있었지만, 경솔하게 다른 이의 인적 사항을 알려준 것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면서 "병원 방문 일시를 예약하는 과정과 치료 후 경과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수개월 간의 문자내역과 개인정보 제공과 관련된 문자 내역도 수사기관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시말해 하정우 측은 프로포폴 투약을 한 것은 맞지만, 병원 측의 요청으로 타인(동생 및 지인)의 명의를 제공했으며, 이를 차명진료로 활용한 것은 병원 측의 책임이란 주장이다. 

해명에도 꼬리 무는 의혹들

치료 목적 외에는 어떤 불법적인 약물 투약도 하지 않았다는 하정우 측의 해명에도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차명으로 진료를 받았다는 점과 문제의 병원이 재벌가의 불법적인 약물 투약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해는 오해를 낳고 의혹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분위기다.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하정우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의 조광희 변호사는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 나섰다. 조 변호사는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차명 진료' 부분에 대해 "병원 측의 요청이었을 뿐, 하정우 측이 잘못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차명진료와 관련해 분명한 것은 의사가 먼저 하정우에게 차명진료를 요청했다는 것"이라며 "담당 주차의가 강력하게 차명 진료를 얘기해서 아무 의심없이 진료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본인이 다니는 병원이 재벌가 사람들도 다닌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차명진료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는 하정우 스스로 자신이 선택이 경솔하고 무심한 태도였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단순한 피부 진료를 받으려다 이런 상황에 된 것에 대해 심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포폴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의사의 판단 아래 정상적이고 합법적으로 처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조 변호사는 "프로포폴은 내시경을 받을 때 주로 처방되는 약물"이라며 "하정우가 받은 피부과 시술은 레이저 시술로, 전신마취는 아니지만 시술과정에서 고통이 있어 주치의의 판단 아래 처방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세간에서 일고 있는 과용이나 불법적인 투약은 없었으며, '내성이 생길 정도'의 투약이나 '기계'를 사용한 투약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조 변호사의 설명이다. 

의혹해결의 열쇠는 문자내역?

하정우 측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여전히 의혹은 여진처럼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하정우와 관련된 프로포폴 불법투약의 의혹을 해결을 열쇠로 하정우 측이 수사기관에 제공할 예정인 '문자내역'을 주목하고 있다. 문자내역의 판단 결과에 따라 논란은 해프닝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역풍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정우 측은 소속사 공식 입장을 통해 병원 예약 과정과 치료 과정, 그리고 진료 이후 과정을 담은 문자내역을 수사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공식 입장을 통해 병원 방문 일시를 예약하는 과정과 치료 후 경과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원장과 주고 받은 수개월 간의 문제를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사기관에 문자내역을 제공하겠지만, 공개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조사 이후에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수사상황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법조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검찰의 소환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조 변호사는 "현재까지 하정우에 대해 검찰 측의 출석 요청은 없는 상황"이라며 "한시라도 빨리 조사를 받아 모든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하정우 측의 입장과 해명을 담은 소명장을 검찰 측에 이미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하정우는 스케쥴 때문에 해외에 체류 중이며 검찰의 출석 요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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