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푸본, 뒤늦게 실사 참여... 우리금융과 컨소시엄 가능성 높아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기존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간의 2파전에서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이 뒤늦게 실사에 참여해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푸본이 실사를 포기했다가 뒤늦게 참여하면서 복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본그룹은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UBS, 회계법인 삼일PwC 등과 자문단을 꾸리고 푸르덴셜생명 실사에 착수했다.

앞서 푸본은 지난 1월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곧바로 실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이에 금융권에선 인수전 참여에 대한 뜻을 접은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최근 갑작스럽게 실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 측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자인 만큼 실사를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내달 19일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은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이어 푸본생명까지 실사에 참여하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모두 5곳이 됐다.

우리금융 컨소시엄 가능성 재점화

푸본이 실사에 참여하면서 우리금융지주와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푸본은 우리금융 지분 4%를 보유한 과점주주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우리은행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4%(2889만707주)를 주당 1만2408원에 푸본에 매각했다.

이에 우리금융이 지난해 롯데카드 때처럼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깜짝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인수전에 깜짝 등장했다. 당시에도 예비입찰엔 불참했으나,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처럼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푸본그룹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어 이번에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또 다른 과점 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와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네 번째로 많은 5.62%를 보유하고 있다.

비은행 절실한 ‘KB금융’ 여전한 강자

그러나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여전히 KB금융과 MBK파트너스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KB금융지주는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KB금융 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보다 불과 917억원 적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서 1099억원 차이로 신한을 앞섰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2860억원가량 벌어지면서 '리딩금융'을 내줬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마감한 예비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는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8년 9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신한금융에 매각하며 '2년간 경업금지' 약정을 맺어 오는 9월까지 푸르덴셜생명의 인수가 불가능하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푸르덴셜생명 매각 시점을 9월 이후로 조정해야한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내달 19일 예정된 본입찰 이후 5월쯤에는 본계약(SPA)을 체결하고, 오는 9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매각가를 높여야 수수료가 커지는 주관사가 인수전 흥행을 위해 본입찰 시점 연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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