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보수와 진보 번갈아 깃발 꽂아... 승리시 곧바로 유력 대권주자 부상
보수성향 높은 서쪽 '정권심판' vs 진보성향 높은 동쪽 '촛불정부 힘 싣기'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21대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으로 선거 운동이 많이 위축된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의 맞대결이 성사돼 관심을 모은다.
두 전직 총리가 4·15 총선에서 맞붙게 될 종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통한다. 이곳에서의 국회의원은 지역구 의석을 차지하는 차원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을 함께 가져간다. 전직 국무총리의 대결로 종로 지역의 상징성은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두 전직 총리가 4·15 총선에서 맞붙게 될 종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통한다. 이곳에서의 국회의원은 지역구 의석을 차지하는 차원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을 함께 가져간다. 전직 국무총리의 대결로 종로 지역의 상징성은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 종로 당선시 명실상부한 대권행 열차
종로는 동(洞)이 87개로 서울 최대 규모다. 투표 성향은 크게 둘로 대비되는데 제1선거구이자 부촌이 몰린 서부지역(평창·무악·삼청·부암동 등)은 보수 성향을, 제2선거구로 분류되는 동부지역(창신·숭인·이화·혜화동 등)은 진보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중도 성향의 유권자도 많아 진보나 보수진영 어느 곳도 독점하지 못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종로는 동(洞)이 87개로 서울 최대 규모다. 투표 성향은 크게 둘로 대비되는데 제1선거구이자 부촌이 몰린 서부지역(평창·무악·삼청·부암동 등)은 보수 성향을, 제2선거구로 분류되는 동부지역(창신·숭인·이화·혜화동 등)은 진보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중도 성향의 유권자도 많아 진보나 보수진영 어느 곳도 독점하지 못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종로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유에는 여러 설이 있다. 청와대와 중앙청사를 비롯해 과거에는 국회가 종로구에 자리잡았던 데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있다. 물론 국회가 여의도로 떠나고 도심 축도 강남으로 이동한 면이 있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종로의 정치적 상징성은 그간 이 지역을 거쳐간 정치권 인사들의 면면만 봐도 확인된다. 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장면 박사가 당선된 바 있고 군사독재 전까지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터전이었다. 장군의 아들로 유명한 김두한씨도 이 지역 국회의원이었다.
신군부가 들어선 1980년대 이후 11대부터 14대까지는 이종찬 전 의원이 터줏대감 역할을 했다. 중선구제였던 12대 때는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가 이 전 의원과 함께 당선돼 신민당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내리 4선을 하던 이종찬 의원을 무너뜨린 이가 15대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 혐의로 2년 만에 금배지를 반납하고 이후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16대에는 정인봉 의원이 지냈고 17·18대에는 새누리당 박진 의원이 지역을 맡았다. 19·20대에 정세균(더불어민주당) 현 국무총리가 차지했다.
종로는 선거인수가 약 14만명에 불과하지만 전국 253개 선거구의 1번 지역이란 위상과 함께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선거구란 명성을 갖고 있다. 이 지역 국회의원 출신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대통령만 3명을 배출했다.
◇ 장고 끝에 종로 출마 선언한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해가 시작된 지난 1월 세종문화회관 앞 장외집회에서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 같은 당의 중진 의원들도 나와 함께 험한 길로 나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국민이 원한다면 험지보다 더한 험지로 가겠다.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며 “잃어야 비로소 얻는 길을 선택하겠다, 죽어서 비로소 사는 길을 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다만 황 대표가 말하는 수도권 험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당 지도부는 종로 출마시 승산이 없다 판단해 종로 이외의 지역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정치적 상징성이 있으면서 승산이 높은 지역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해가 시작된 지난 1월 세종문화회관 앞 장외집회에서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 같은 당의 중진 의원들도 나와 함께 험한 길로 나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국민이 원한다면 험지보다 더한 험지로 가겠다.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며 “잃어야 비로소 얻는 길을 선택하겠다, 죽어서 비로소 사는 길을 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다만 황 대표가 말하는 수도권 험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당 지도부는 종로 출마시 승산이 없다 판단해 종로 이외의 지역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정치적 상징성이 있으면서 승산이 높은 지역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당 내에선 볼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대표 출마 지역이 정해지지 않으니 나머지 지역구 공천을 손대지 못해 전체적인 선거 전략에 미스가 생긴다는 것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의 압박도 거세졌다.
이에 황 대표는 지난 7일 오후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선택이 대한민국을 살리고 당을 위한 것인지 많은 고뇌를 했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의 최선봉에 서겠다. 종로를 반드시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마침내 종로 출마를 선언한다.
황 대표의 결단은 보수통합과 공천개혁에도 커다란 힘을 실어줬다. 당장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공천권을 내려놓고 한국당과 신설 합당하겠다”고 선언했고, 홍준표 전 대표도 경남 양산 지역 출마로 급히 선회했다. 중진들의 “대표부터 희생을 꺼리는 데 왜 우리만 죽이려 하나”라며 당의 인적 쇄신에 불만을 품던 의원들도 험지 출마를 거부하기 힘들어졌다.
◇ 이낙연 vs 황교안 두 전직 총리의 승부수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지난달 22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전 총리에게 종로 출마와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했다. 이 전 총리는 상임선대위원장직과 종로 출마를 곧바로 수락했고 지난 3일 종로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지난달 22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전 총리에게 종로 출마와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했다. 이 전 총리는 상임선대위원장직과 종로 출마를 곧바로 수락했고 지난 3일 종로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전 총리는 "나름대로 종로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골목골목 다녀보니 아는 게 별로 많지 않다"며 "그래서 제대로 공부하고 종로 주민에게 하나라도 제대로 도움을 드려야겠다 마음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를 보내 선거사무소 개소 소식을 알리면서 "구민 여러분의 의견과 지혜를 모아 종로를 발전시키겠다. 교통이 원활하고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 삶의 질이 높고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종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전 총리는 교남동으로 이사를 하고 선거사무소는 정세균 총리가 지역 사무실로 사용하던 종로6가의 동대문역 인근으로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전 총리보다 열흘 정도 늦은 12일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직접 찾아 예비후보에 등록하고 본격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혜화동에 전세 아파트를 구해 이사를 했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 선언을 하며 “4·15 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 기회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끝장내는 정권 심판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 길 낭떠러지 앞에 선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나 하나 죽어서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면 백 번이라도 결단을 이미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 총선 구도를 두고 이 전 총리와의 싸움 대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쟁으로 잡은 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가 소재한 정치 1번지 종로에 나와 문재인 정부 2인자였던 직전 총리와 싸우는 모습은 총선의 그런 구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정권심판이냐 촛불정국에서 살아남은 야당심판이냐 이번 총선은 어느 때보다 흥미롭다. 그 중심에 이낙연-황교안이 있다.
종로는 보수와 진보가 번갈아가며 깃발을 꽂았다. 종로에서의 당선은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낙선하면 그 충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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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기자
8hos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