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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테일~ 봉준호! 92년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쓰다!스텝으로 시작해 조명·각본·촬영까지 다양한 경험 축척
두번째 영화 <살인의추억> 이후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아카데미시상식 휩쓸어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0.02.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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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감독상, 국제영화상을 들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9일(현지시간) 영화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에 호명되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92년에 달하는 아카데미 역사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그야말로 최초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생충>은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모두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고의 하루를 보내게 된 봉준호 감독은 단석에 올라 자신이 가장 존경한다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을 인용하며 소감을 밝혔다. 가장 개인적이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고.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을 통해 한류 열풍을 영화까지 확산시켰다. 특히 지난해 5월 유럽 최고의 영화 시상식으로 평가받는 '칸 영화제'에서 가장 권위있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쓸면서 그야말로 전세계 영화인들의 정점에 오른 것이다.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년)> <괴물(2006년)> <마더(2009년)> <설국열차(2011년)> <옥자(2017년)>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부조리함과 불평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여과없이 스크린에 담았던 그의 디테일을 <민주신문>이 살펴봤다. 

스텝으로 만난 인연 <살인의추억>을 만들다

1969년 대구에서 태어난 봉준호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다. 봉 감독의 아버지가 봉상균 효성여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였으며, 어머니 박소영씨는 '소설사 구보씨의 일일'로 잘 알려진 구보 박태원씨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아버지 방에는 해외에서 사온 디자인 책과 화집, 사진첩 등이 있었다. 아버지가 포스터컬러와 물감으로 작업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고 회상했다. 

다분히 예술적인 환경에서 자란 만큼 봉 감독도 일찍 예술계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영화감독이 꿈이던 이 소년은 부모님과의 의견차이로 인해 연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영화를 향한 그의 꿈은 간절했다. 그는 대학 시절 영화 동아리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1994년 영화진흥위원회 부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전공하기도 했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5년 동안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며 스텝으로서의 역량을 쌓아갔다. 조명을 맡고, 각본을 쓰기도 했으며, 조감독으로 충무로에서 자신만의 꿈을 다져갔다. 

이 과정에서 봉 감독은 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송강호와 인연도 맺게 된다. 당시 무명배우에 가까웠던 송강호가 영화 오디션에 참석했다 떨어졌지만, 해당 영화의 조감독이었던 봉준호가 송강호에게 "이번에는 아쉽게 같이 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을 때 다시 만나자"며 연락을 취했던 것. 

송강호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만 해도 무명배우에 불과했던 연기자들에게 오디션 탈락 이유를 설명하는 일은 없었다"면서 "먼저 연락을 주고 인사를 건너는 그의 모습에 앞으로 이 사람은 뭘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 사람의 우정은 이후 2003년 봉 감독의 두번째 영화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이어진다. 

스텝으로서 역량을 충실히 쌓던 봉 감독은 2000년 자신의 꿈이었던 첫번째 영화촬영에 나섰다. 바로 <플란다스의 개>다. 이 영화는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강아지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한 코미디영화로 비평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해외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받으며, 연기자들 사이에서 봉 감독의 인지를 탄탄하게 쌓는 토대가 됐다. 

영화 '기생충'이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쾌거를 이룬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기생충' 포스터가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CGV는 오는 25일까지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수상 기념
특별전을 전국 주요 영화관에서 실시한다. 상영이 예정된 영화관은 서울 13곳,
경기 5곳, 부산·울산 5곳 등 총 32개 영화관이다. 사진=뉴시스

 

3년 뒤 봉 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번째 영화인 <살인의 추억>은 공개했다. 1980년 후반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벌어졌던 연쇄 살인마에 대한 영화였다. 2003년 4월에 개봉던 이 영화는 단숨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525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칸으로 간 <괴물>, <설국열차> 타고 할리우드로

<살인의 추억>을 통해 한국 영화계의 대표 감독 중 하나로 주목받게 된 봉 감독은 2006년 서바이벌 장르에 속하는 영화 <괴물>을 선보였다. 서울 한강에 나타난 괴생물체에 맞서는 가족의 사투를 영화로 그렸다. 당시 국내 영화계에서는 생소했던 괴수가 등장하며, 곳곳에서 터지는 사회비판과 풍자로 흥행과 함께 호평을 얻어냈다. 

국내에서만 무려 1300만명에 달하는 관객수를 기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친 <괴물>은 그해 유럽 '칸 영화제' 감독주간부문에 초청되며 봉 감독의 글로벌 인지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또한 <괴물>은 미국의 메이저 영화제작사인 유니버셜스튜디오가 리메이크 권한을 인수하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칸 다음은 북미였다. 봉 감독은 프랑스의 소설 'Le Transperceneige Jean-Marc Rochette, Jacques Lob'를 원작으로 한 첫번째 영어영화를 만들었다. 바로 2013년 개봉한 <설국열차>다. 갑작스런 혹한으로 전 세계가 멸망에 가까운 타격은 받은 후 생존자들이 난방과 식량자급이 가능한 설국열차를 타고 생존엔 나선다는 내용이었다.

영화에는 그의 페르소나인 배우 송강호와 고아성을 비롯해 국내 팬들에게는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위튼 등이 출연했다. 국내에서만 무려 935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한 이 영화는 유럽은 물론, 북미 지역에서 그의 존재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기생충>으로 칸·아카데미 석권

다양한 영화를 통해 흥행과 풍자, 사회비판에 나섰던 봉 감독은 이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영향력있는 감독이었다. 여기에 그는 지난해 영화 <기생충>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블랙코미디와 서스펜스 장르가 뒤섞인 영화 <기생충>은 우리 사회의 극과 극에 위치한 부자들과 가난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빈부격차를 비판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빈자와 부자가 서로에게 기생하는 모습으로 독특한 서사를 완성했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2020 오스카)에서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총 4관왕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배우와 제작진이 12일 오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하준 미술감독, 배우 이선균, 최우식, 송강호,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배우 박소담, 조여정, 박명훈, 장혜진. 사진=뉴시스

그래서일까. <기생충>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 초청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야말로 전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거듭난 것이다. 

봉 감독은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오히려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 가 싶다"고 말했다. 그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소감에서 밝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란 말처럼 가장 한국적인 것에 세계가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소년에서 전 세계 영화인들의 히로인이 된 봉준호 감독. 그는 벌써 차기작 2편을 준비 중이다. 그래서 그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서종열 기자  sniker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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