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2억원·기업은행 4억원 간접투자... 흥행수익 기대·홍보효과 더 늘어날 듯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열린 가버너스 볼 파티에 참석해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영화 ‘기생충’이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해 이 영화에 투자한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조명받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펀드'를 통해 '기생충'에 12억원을 간접투자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17년 3월 결성된 한국 영화 전문투자 펀드로 총 120억원 규모다. 우리은행이 30억원을 출자했고, 기생충의 투자·제작을 맡은 CJ ENM을 비롯한 투자 배급사들도 출자에 참여했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5월 유니온콘텐츠와의 투자조합을 통해 총 4억원 규모로 영화 기생충에 간접투자를 진행했다. 출자지분을 고려하면 기업은행과 IBK캐피탈의 투자액은 각각 1억2000만원, 1억6000만원이다.

기업은행은 2012년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문화콘텐츠 전담부서를 구성해 영화, 드라마, 공연 등에 대출이나 투자의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 가운데 ‘1000만’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극한직업', '신과함께 1·2' 등이 있다.

특히 7억9000만원을 투자한 극한직업은 관객 1626만명을 동원하면서 수익률 300% 이상을 거둬 역대 투자 은행 중 최대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총 제작비는 65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200만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작품 시나리오를 받으면 작품성과 대중성, 감독과 출연 배우의 역량, 개봉 시기, 경쟁작, 시장 반응 등을 항목별로 나눠 내부 논의를 거치고 외무 전문가 의견도 참고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안목은 '기생충'에서 재확인됐다.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국내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 370만명을 넘은 이후 1000만관객도 달성했다.

기생충은 지난해 10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3개 상영관에서 선개봉한 데 이어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세계 40개국에서 개봉했다.

특히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성, 감독상 등 4관왕에 올라 흥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영국과 핀란드, 인도, 아르헨티나 등에서 개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영화에 투자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앞으로도 흥행수익과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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