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살아보니 개인 자유와 인권 철저히 보장하는 나라”
“지역구 도전으로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북녘에 증명할 것”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선 지역구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격려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태영호(58)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신명을 바쳐, 새로운 도전에 임하겠다고 엄숙히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지역구 후보로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년 전 여름 목숨 걸고 동토의 땅으로부터 대한민국으로 건너올 때 제가 꿈꾸던 것은 단지 자유뿐이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보니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철저하게 보장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너무나 고맙고, 나아가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왜 북녘 땅의 우리 형제자매들은 이런 소중한 자유를 함께 누릴 수 없는가. 대한민국 국민들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는 북한의 주민들을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며 "서울 생활을 시작한 이후 북한 정권의 전략과 의도를 알리고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불행히도 현재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고만 있어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태 전 공사는 "내가 대한민국과 한민족공동체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북한 체제와 정권에 대한 이해와 경험과 예측 능력이었다"며 "남북한 통일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정파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관찰한 것 중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진보세력은 통일주도세력이고 보수세력은 반통일세력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통일에 대한 엇갈린 관점과 서로에 대한 증오심으로 지금까지처럼 남남 갈등에 빠져 있으면 우리는 영원히 분단국가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는 4월15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고자 한 것은, 바로 이런 이분법적 사고 속에 서로 갈라져 끊임없이 반목하고 갈등하는 한국 사회가 통일을 향해 한 발짝 더 전진하는데 저의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서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제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 내의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의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며 "평생을 북한의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첫 번째 전략공천 대상자로 태 전 공사를 지목한 바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10일 태 전 공사 영입을 발표하면서 "(탈북·망명자 중)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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