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마다 신당 창당 승부수 정치세력화 성공할지는 미지수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그가 요구한 손학규 대표 퇴진과 비대위 구성이 무산되면서 당을 전면 리모델링 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독자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그 이유로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저는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고 밝혔다.

당이 처한 현실도 비판했다. 그는 “당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재건의 기반을 만들지 못한 채 내홍과 질곡 속에 갇혔있다”며 “내부 통합도, 혁신도, 국민께 삶의 희망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이 되었다. 그 결과는 총선이 77일 남은 이 시점에서, 21대 총선에 나설 바른미래당 예비후보자가 20여명에 불과하다는 참담한 현실로 다가 와 있다”고 진단했다.

안 전 의원은 “저의 길은 힘들고 외로울 것이다.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이다”며 “저는 진심을 다해 이 나라가 미래로 가야하는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정치와 우리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간절하게 호소할 것이다”고 말헀다.

위기 때 마다 신당 창당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던 안 전 의원의 승부수가 이번에는 어떤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안 전 의원은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 총선에서 호남지역구와 정당지지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총 38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생겨난 바른미래당이 당장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 한석의 광역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하는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게다가 당시 함께 했던 의원들은 대안신당과 새보수당으로 분화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등과 총선에서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반복된 창당과 합당으로 인해 안 전 의원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여겨져 왔던 기존 정치권과 다를 것이라는 참신함 역시 당시 상황에 비해 퇴색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역 의원의 합류가 절실한 정치세력화 측면에서도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안철수계 의원들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비례대표 의원들인 가운데 당의 제명이 아닌 자발적 탈당의 경우엔 의원직을 잃는다. 제명 요구를 손 대표가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다는 점도 숙제다.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 ‘제대로 일하는 정치를 통해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신당의 모토로 제시한 안 전 의원이 어떤 선택지를 꺼내들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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