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영결식서 “아버지 땀과 열정 평생 기억하겠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2일 오전 발인에 이어 그룹이 주관한 영결식을 마지막으로 영면에 들었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신 명예회장은 22일 오전 발인에 이어 롯데그룹이 주관한 영결식을 마지막으로 하늘로 돌아갔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신 명예회장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회장 등 유가족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진행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약력소개, 추도사, 추모영상 상영, 헌화, 유가족 인사말로 진행됐다.

약력 소개는 영결식 전 기자와 인터뷰에서 “신 명예회장은 도전과 열정의 상징이었다”고 밝힌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맡았다. 황 부회장은 약력 소개를 마치면서 “창업주 유지를 받들겠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 추도사는 이홍구(왼쪽)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했다. 사진=허홍국 기자

이어 진행된 추도식에서 나선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국가경제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 토양을 일군 개척자였다”며 “사업을 일으키는 매 순간마다 나라 경제를 생각하고, 우리 국민의 삶을 생각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일생을 오로지 기업에만 몰두했으니 이제 무거운 짐 털어내고 평안을 누리십시오. 당신의 큰 뜻이 널리 퍼지도록 남은 이들이 더 많이 힘쓰겠다”며 추도했다.

해외 출장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영결식 사회자인 신영일 아나운서 대신 읽은 추도사를 통해 “신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했던 거목이었다”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헌화는 신 명예회장의 부인 하츠코(왼쪽)여사를 시작으로 유가족이 뒤를 이었다. 사진=허홍국 기자

추도식에 이어 추모영상 상영과 유가족 및 임직원 헌화가 진행됐다. 추모영상 상영에서는 신 명예회장은 ‘강하게 키워준 스승이었고 세심하게 살펴준 어른이었으며 모두의 친구였다’며 창업주를 기억했다.

헌화는 신 명예회장의 부인 하츠코 여사를 시작으로 신동빈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회장이 뒤를 이었고, 친인척 등 유가족이 잇따랐다. 이어 임직원의 헌화가 진행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영결식 마지막 식순인 유족 인사말을 통해 “바쁘신 중에도 아버지의 마지막 길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타지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 끝에 성공을 거두셨을 때에도 조국을 먼저 떠올렸고,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했다”며 “그런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며 “역경과 고난이 닥쳐올 때마다 아버지의 태산 같은 열정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고 다짐하며 영결식을 찾아 위로와 추모를 함께 한 내외 귀빈과 임직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 명예회장은 22일 오전 발인에 이어 영결식을 거친 후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을 향했다. 사진=롯데그룹

이날 운구 차량은 신 명예회장의 평생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돈 뒤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떠났다.

신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방문은 고궁만으로 안 된다”며 세계 최고인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밝힌 바 있고, 이를 향한 열정이 2011년 사업 승인을 시작으로 세계 5위 초고층 빌딩인 롯데타워를 만들게 했다.

사진=허홍국 기자

신 명예회장은 한국의 식품과 서비스업계에 새 지평을 연 일등 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호남석유화학 등을 잇달아 창업하거나 인수했고, 당시 주목받지 못한 관광산업에 뛰어들어 새 시장을 개척했다.

신 명예회장은 1970년대 호텔롯데를 세우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를 건립해 관광산업을 이끌었고, 제2롯데월드 사업도 관철해 서울 시내 새로운 랜드마크를 세우는 업적을 남겼다. 한국형 시내면세점을 최초로 도입한 것도 롯데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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