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인수전 당시 우리은행-MBK 컨소시엄 '깜짝' 등장... KB금융 VS 우리+사모펀드 2파전 가능성 주목

지난해 1월에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우리금융그룹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이 입찰에 나서지 않았지만 대형 사모펀드(PEF)들과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6일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염두하고 있는 곳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은 KB금융지주와 대만의 푸본생명, 그리고 국내 1~3위 PEF인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 등 5곳으로 알려졌다. 당초 KB금융의 대항마로 지목된 우리금융이 불참하면서 KB금융과 사모펀드업계 1위 MBK파트너스와의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업계는 우리금융이 불참한 것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DLF 사태와 환매가 중단된 라임 자산운용의 펀드 불완전 판매 등 금융사고 대응이 더 시급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산 위험도 평가 방식을 바꾸는 것에 대한 승인을 얻어내지 못하면서 충분한 M&A 실탄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 또한 불참 요인으로 지목된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산위험도 평가 방식을 표준등급법으로 적용 받고 있다. 이는 은행의 평가방식인 내부등급법에 비해 자기자본비율(BIS)이 약 4% 낮게 산출돼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이다.

이에 롯데카드 때처럼 PEF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 우리은행이 인수전 초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본입찰 당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깜짝 등장해 결국 승자가 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우리은행-MBK 컨소시엄은 1조3810억원에 롯데카드의 지분 79.83%를 취득했다. MBK는 롯데카드의 지분 6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우리은행은 약 20%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카드의 2대주주가 되면서 결론적으로 승자가 됐다.

또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IMM PE는 현재 우리은행 지분 5.96%를 보유한 과점 주주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누구의 손을 잡느냐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KB금융이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신한금융그룹에 내주며 리딩뱅크 자리에서 내려왔으며, 그동안 생명보험 인수 의지를 밝혀왔다. KB금융은 리딩금융 탈환이 절실한 상황이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이 20조1938억원으로 업계 11위 생보사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은 505.13%로 업계 1위이며 수익성 역시 좋아 ‘M&A 대어’로 평가받는다. 시장에서는 푸르덴셜생명 매각 가격을 2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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