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방예산 77조원, 세계 2위 무기수입국…국내 방위산업규모보다 커 매력적
대공무기체계ㆍ유도무기ㆍ경공격기 가격 대비 성능 ‘경쟁력’ 알릴 절호의 기회

서울 아덱스 2019 한화디펜스, KAI, LIG넥스원 부스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국제 방산시장 큰손 인도에서 ‘제2의 한화테크윈’이 나올까.

한화디펜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이 인도 ‘디펙스포(DEFEXPO) 2020’에 단독 부스를 배정 받아 방산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관심이 모인다.

특히 관련업계에서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디펜스 대공무기체계 ‘비호복합’의 수주 여부가 주목 받는다.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10여곳의 방산업체가 디펙스포 2020 참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음달 5일부터 8일까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에서 열리는 디펙스포가 인도 방산시장을 개척하고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무기 ‘경쟁력’ 내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

무엇보다 방산업계에서는 격년제로 열리는 아시아 지역 최대 방산전시회인 디펙스포에 전 세계 30개국에서 700여 곳이 참가하지만 개최국인 인도의 관심이 높다. 인도는 세계 2위 무기수입국이자 세계 4위 국방비 규모를 지출하는 국가다.

자료=KOTRA

한국 국방비 수준 인도 방산시장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지난달 파악한 인도 일년 국방예산은 665억 달러(약77조 402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방산시장 예산은 436억 달러(50조 4888억원)에 달한다. 방산 시장 예산 규모가 한국 국방비와 맞먹는다. 한국 국방비는 50조1527억원으로 올해 첫 50조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인도 방산시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규군 규모가 남다르다. 2018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인도 정규군은 육군 120만명, 해군 6만7800명, 공군 14만430명 등 140만명 규모다.

여기에 방산 시장은 매년 3%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그 이면엔 국경분쟁과 크고 작은 테러활동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는 대외적으로 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역과 중국 도크람 지역에서 국경 분쟁이 일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이슬람 테러단체 활동 등으로 크고 작은 충돌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무기체계 현대화를 목표로 미국, 러시아 등에서 방산무기 수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는 인도 방산시장에서 한화테크윈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수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인도는 무기수입 절차가 까다롭고, 기존 무기 수입국의 영향을 받아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올해는 국내 방산업계 수출 원년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해 인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재집권하면서 계약 성사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업계에서는 한화디펜스 ‘비호복합’ 무기를 주목하고 있다. 비호복합은 2018년 인도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도입 사업서 성능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하고, 가격협상 대상 장비에 단수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인도 총선을 앞두고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계약까지 이르지 못했다. 인도는 지난해 4월 40일간 총선을 통해 현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 당시 집권 여당은 경제와 안보를 내세우면서 총선에서 승리한 만큼 올해부터 안보 분야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덱스 2019 현대로템 부스. 사진=허홍국 기자

마케팅 나선 방산기업들

비호복합 수출이 예상되는 한화디펜스와 KAI, LIG넥스원 등은 이런 점을 감안, 단독 부수를 배정받아 방산시장 개척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선 한화디펜스는 비호복합을 비롯해 독자 기술로 개발한 K9 자주포와 천무 230mm 다련장발사대, 탄약운반차량과천무 230mm 다련장발사대 등 무기체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무기는 비호복합이다. 인도가 3조원 규모의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도입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는 러시아 이의제기로 늦어지고 있지만 집권 여당 총선 승리와 디펙스포 개최 등으로 추진 동력을 받을 만큼 높다는 게 관련업계 예상이다.

최근 인도 한 일간지 보도도 같은 맥락이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국방구매위는 비호복합 구매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AI는 KT-1과 T-50, FA-50과 수리온 등 4개 무기체계를 이번 디펙스포에서 선보인다. 이 가운데 경공격기 KT-1 수출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KAI는 KT-1 150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보안 우수업체 국방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LIG넥스원도 단독부스로 유도무기 체계를 마케팅할 예정이다. 인도가 국경 분쟁이 있는 만큼 지대공 유도무기 알리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대공 유도무기는 전술ㆍ전략 목표물을 다양한 유도방식을 통해 정밀하게 타격함으로써 적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다. 발사차량과 고정형 발사대 등 지상플랫폼서 발사해 지상, 해상 및 공중표적을 타격한다.

이번 디펙스포에서는 단거리지대공 무기 천마와 중거리지대공 무기 천궁, 30mm복합 대공화기와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등을 중점적으로 알리며 시장 개척에 나선다.

K-9 자주포. 사진=뉴시스

‘제2의 한화테크윈’ 나오나

올해 인도 방산시장 발주 분위기가 무르익고,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만큼 제2의 한화테크윈이 나올지 관련업계 관심이 크다. 현재로선 한화디펜스가 가장 유력하고, 그 다음으로는 KAI가 거론된다.

이런 관측은 지난해 9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인도방위산업협회가 ‘방위산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양국 간 방위산업의 교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나온다.

인도방위산업협회는 인도 최대 경제단체인 인도산업연합가 설립한 단체로, 238개 인도 방산업체로 구성된 대표적인 협회다.

이에 앞서 한화테크윈은 2017년 4월 인도 정부와 73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100문 수출 계약을 체결해 인도 시장의 문을 열었다. K-9 자주포는 가격 대비 성능이 높아 인도정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인도는 무인항공, 원격조종 항공기, 항공전자기기, 엔진기술분야까지 협업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한국산 무기가 가격 대비 성능이 높게 평가 받는 만큼 인도 수출 확대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국내 제례식 무기 시장이 꽉 찬 만큼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한국 무기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만큼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국내 방산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가 해외 방위산업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더욱 확대된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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