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4000여명 중 2.2%사이즈 맞지 않아…국방부 “최대한 지급할 것”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국방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야심차게 최전방 병사에게 지급했던 ROKA 패딩형 겨울 점퍼가 아직도 보급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용 패딩 사이즈가 맞지 않아 육군 일부 병사가 입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요 파악과 공급 사이의 느슨한 군사 행정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측은 타군 예비 물량을 끌어들여 패딩 지급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달 내 병사들에게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13일 국방부와 방위산업업계 등에 따르면 군이 지난해 처음으로 지급했던 피복인 패딩형 겨울 점퍼가 최전방 일부 병사에게는 지급되지 않았다. 미지급된 물량은 약 1900여벌로 육군 전체 공급 물량의 2.2%다. 육군 패딩 소요 물량은 8만5000벌이다.

이 같은 피복 미지급은 최초 수요와 방한 패딩 제작 사이의 계획이 맞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육군은 지난해 6월 군수사령부를 중심으로 각 부대에 군용 패딩 소요를 요청했고, 이를 기준으로 조달한 군용 패딩 물량을 제작했다. 그 기준은 육군 각 부대 운동복 치수별 보급 실적이었다.

군용 패딩은 지난 10월부터 공급되기 시작했고, 국방부는 같은 해 11월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군요 패딩 수요 파악과 공급 사이의 전방 근무 일부 병사의 제대와 신병 입대 등으로 인한 소요 차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사진=국방부

여기에 슬림한 디자인도 군용 패딩의 미지급에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12일 SBS보도에 따르면 육군 군수사령부는 지난해 10월 군용 패딩 관련 배포 자료를 통해 20대 트렌디한 감성을 반영, 슬림하게 디자인됐다며 몸에 딱 맞는 치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딱 맞는 치수를 고른 한 병사는 여유 품이 없어 참고 입을 수준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첫 패딩형 동계점퍼 보급은 이 같은 상황에 놓이면서 의미가 퇴색하게 됐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보도자료를 통해 병사용 패딩은 군 처음으로 보급하는 피복으로, 병영생활에서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는 피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급 대상은 최전방에 근무하는 육ㆍ해ㆍ공군 등의 병사 12만4000여명이었다. 이 사업 규모는 100억원 가량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방산비리’라는 의심도 제기되지만 이는 느슨한 군사행정에 따른 착오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국방부 측은 최대한 빨리 패딩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지급이 덜 된 부분이 있다. 타군 등의 예비 물량을 조절해 미지급된 병사에게 최대한 방한 군용 패딩을 지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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