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온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운천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왼쪽은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 사진=뉴시스

새보수당 “보수재건 3원칙 수용 황교안 대표 이름으로 공개 천명해야”
한국당 공천 형평성 위해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등 물꼬 트기 본격화
박형준 위원장 “중도세력까지 확장 목표”..안철수 합류 요구 적극적 의사 밝혀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 승리의 플랫폼으로 불리는 보수진영 ‘통합’의 고차방정식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주도권 경쟁이 닻을 올린 형국이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9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하는데는 전격 합의했다. 통추위 위원장에는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이 추대됐다. 중도·보수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는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은 안을 합의했다. 

연석회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문제가 총선승리에 장애가 돼선 안 된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참여대상은 정당, 시민사회단체, 외부인사 등 4개 범주로, 정당이 아닌 외부단체 출신 인사의 비중이 더 크도록 구성키로 했다. 구체적인 통추위 구성 방식은 위원장에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정병국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일단 통합하는 데 대해서 우리 당이 그동안 주장했던 '3원칙'이 전제돼야 시민연석회의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새보수당의 입장이었고, 시민연석회의에서 새보수당이 주장했던 중도보수대통합 3원칙에 대해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 정리됐다"고 밝혔다.
혁신통추위를 구성한다는 부분까지만 동의한 것이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새보수당이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 허물고 새 집 짓자' 등 이다.

이양수 자유한국당의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원칙에 대해 "이전에 황교안 대표가 이미 연설문이나 이런 것을 통해 수용 의지를 밝혔다"며 "이 자리에서 시민사회와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미 두 번에 거쳐서 3원칙을 수용한다고 밝혔다"며 "그걸 제가 와서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추위 합류에 긍정적이었던 새보수당은 합의 몇 시간 만에 다시 기류가 급변했다. 새보수당은 의원총회를 연 자리에서 연석회의가 합의한 사항에 대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공개적인 동의 표명 없이는 통추위 참여는 '불가'라는 결론을 내리고 한국당에 최종 통보한 것이다.
새보수당 첫 책임대표를 맡고 있는 하태경 대표는 "새보수당이 제안했던 '보수 재건 3원칙'과 시민단체가 밝힌 6원칙에 대해 황 대표가 동의하는지 대표 본인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그는 "저희는 확고한 약속 없이 통합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통추위 구성에는 합의했지만 위원장 인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스탠스다. 하 책임대표는 "혁신통추위가 되면 당 2개가 없어진다. 위원장 역할은 굉장히 많고 중차대한데 단순 자문기구인지 구속력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양당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당에서는 새보수당의 '결단'을 계속 압박하며 다각도로 보수통합을 지지했다. 한국당은 공천의 형평성을 위해 전국 당협위원장이 일괄 사퇴를 하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초·재선 의원 71명 전원은 '당 혁신 동참 일임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했다. 당 지도부의 보수대통합 추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별도 오찬 회동을 갖고 보수통합을 촉구하는 결의도 다졌다. 재선 김태흠 의원은 "오늘 보수통합을 해야 된다는 대전제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모여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보수통합은 국민들의 염원이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의 폭주와 독주를 막으려면 보수통합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이런 부분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통합 과정 속에서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보수쪽에서 얘기하는 3원칙도 다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에 이제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보수쪽에서 큰 결단을 내려야 된다"고 압박했다.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 및 시민단체들의 중도보수대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형준 "安 보고 싶다..통합의 가장 큰 목표"

한편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보수통합의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된 박형준 정치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은 "이번 총선은 대선 같은 총선"이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과 권력남용에 대해 보수와 중도의 많은 국민들이 바로잡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정권심판을 원하는 국민들이 그 심판을 수행할 도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시기 보수의 잘못과 오류를 반성해야 한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생긴 상처와 분열을 치유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통합 추진에 있어 혁신, 확장, 미래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통합은 혁신"이라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혁신은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제가 지금 시민사회 세력과 통합하려는 건 새로운보수당 뿐만 아니라 중도에 여러 세력이 있고 안철수 대표도 들어올 것이고, 확장적 통합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플랜을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통합의 협상 대상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면서도 "직접 접촉은 제가 한 적 없고, 지난 8월 '자유와 공화'에서 통합을 제의한 이후로 가까운 의원과 대화도 나누고 소통은 했지만 직접 대화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의 합류를 가정하고 "그것이야말로 통합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닐까 싶다"며"(귀국후 만날)계획은 아니지만 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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