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업무상 과실 치사 인정... 도망·증거인멸 사유 부족해

세월호 참사 당시 충분한 초동 조치를 하지 않아 많은 승객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세월호 참사 사고 구조 업무를 소홀히 해 400여명이 숨지거나 다친 혐의를 받는 당시 해양경찰청 최고 지휘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55)을 포함한 해경 간부 등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청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9일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현장 지휘 라인에 있었던 피의자가 업무상 과실에 의한 형사책임을 부담할 여지가 있지만 현 단계에서 도망 및 증거 인멸의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유모 전 서해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 등에에 대한 구속영장도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검찰이 참사 발생 5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해경 수뇌부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지만,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산하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수원지검안산지청장)은 침몰 사고 후 승선자의 퇴선을 유도하지 않는 등 구조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해경 지휘부인 이들 3명을 포함한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법처리된 해경 관계자는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재판에 넘긴 김경일 전 123정장이 유일하다. 대법원은 김 전 정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해경 지휘부 윗선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당시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승객 303명이 숨지고, 142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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