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한일ㆍ상업은행 출신 교차 인사관행 깨질 듯"... 출신보단 성과ㆍ능력 위주 인물 가능성↑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신임 우리은행장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우리금융이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현재 겸직 중인 우리은행장을 분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및 증권사와 보험사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관리에 전념하고, 새로 선임될 은행장은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간담회를 열고 우리은행 신임 행장 선임에 대한 일정과 방향 등을 논의했다.

임추위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등 다섯 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임추위는 앞으로 몇 차례 회의를 거쳐 설 연휴 시작 전인 이달 넷째주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해 추천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인사를 행장 후보에 추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손 회장이 은행장 선출과 관련해 “내부출신 인사를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지주 체제로 출범한 우리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은행 중심이며, 손 회장과 차기 은행장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해서다.

현재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와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대표, 이동연 우리FIS 대표 등이 물망에 올랐다. 앞서 이들은 손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 회장 ‘숏리스트’에도 포함됐다.

이어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부행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부행장) 등 현재 우리은행에 몸담고 있는 임원들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유력한 차기행장으로 조운행 우리종금 대표와 김정기 부문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 이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은행장 자리는 번갈아 가며 두 은행 출신자들이 맡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현재 손 회장이 한일은행 출신인 만큼 다음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대표와 김 부문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조 대표는 우리은행에서 전략기획부장, 기관그룹 부행장, 영업지원부문 부문장 등을 거쳤고 2018년 12월 우리종금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우리종금을 이끌며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358억원을 기록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5.2%나 증가한 실적에 기여했다.

이어 김 부문장은 손 회장의 임기 동안 우리은행의 대외협력단·업무지원그룹 상무를 거쳐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상당 기간 손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은 한일ㆍ상업은행이 번갈아 가며 맡았던 인사 관행은 이제 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은행이 합병한지도 어느덧 21년이 지났고, 손 회장이 은행장 취임 당시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 ▲전문성을 고려한 공정한 인사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세대교체 반영 등의 인사 원칙을 강조해서다.

한편, 우리은행은 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CEO 인사와 함께 부문·조직개편도 대규모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지난 연말에 조직개편, 임원인사 등을 처리했지만, 우리금융은 DLF 사태 관련한 징계 가능성에 미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적어 자산의 90%를 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구조로 우리은행장의 권한이 막강해 손 회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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