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 암울 경영 환경에 기본 바탕 위 체질 강화 주문…‘위기를 기회로’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철강업계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올해 신년사를 통해 꺼낸 경영 화두는 혁신과 역량강화, 선제 대응이라는 카드다.
철강 수요 예측이 대내외적으로 힘든 만큼 철강업계의 맏형 포스코는 물론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의 올 신년사는 위기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내적으로는 전방사업인 건설과 자동차, 조선중공업 등에서 뚜렷하게 반등하며 철강 수요를 끌어올리는 사업군은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조선중공업이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쿼터제 적용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와 글로벌 불경기에 따른 철강 수요 회복세도 없는 처지다.
철강업계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SOC 조기 집행과 화학물질관리법 등에 따른 규제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 이 가운데 SOC 조기 집행은 올해 예산의 70% 이상이 상반기 집행된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된 분위기다.
하지만 철강업계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드러난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다.
관련업계는 오직 혁신과 본업에서의 역량 강화, 변수에 맞선 선제 대응만이 오직 살길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올 한해 힘차게 나가자는 목소리를 냈다.
우선 업계 맏형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글로벌 산업 성장세가 꺾이고, 국내 경기도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진단 아래 신(新)모빌리티와 AI, 친환경 사업 등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전망 속에 신년사를 통해 3가지를 강조했다. 안전한 일터와 선진적 노사문화 구축, 산업진화와 핵심사업 집중, 공생가치 창출이 그것이다.
우선 안전한 일터와 선진적 노사문화 구축은 작업 표준 준수를 통해 능률을 끌어올리고, 일과 삶이 균형을 갖춰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의적 디지털 인재로 거듭나자는 의미를 담았다.
두 번째 산업 진화와 핵심사업 집중은 미래 신 모빌리티 전환 등 철강 수요 산업에 대응하고, 친환경ㆍ프리미엄 강건재 제품은 기존 시장과 차별화를 통해 판매 루트를 확충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본업에 충실한 역량 강화와 혁신, 선제 대응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자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공생가치 창출은 고객사와 공급사, 협력사와 더불어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여기에는 혁신 역량과 Smart Factory 경험을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지원함으로써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제고하는 함의도 담았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도 올 한해 위기를 공감하며 ‘기업체질 강화를 통한 지속성장 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고 네 가지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이 내세운 네 가지 전략은 기본에 충실한 성장과 사업구조 최적화, 선제적 변화 대응과 사회적 책임 실천이다.
이를 뜯어보면 우선 본원적 경쟁력에 방점을 두고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핵심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 개편하자는 의미다.
또 상황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조직 역량을 확보하고, 안전ㆍ환경ㆍ보건 등 사회의 공통가치에 대한 진정성을 담아 기업 활동을 하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개인 성장 강화를 통한 회사의 발전을 주문했다. 장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업그레이드 마이셀프(Upgrade myself)’를 제시, 구성원의 성장과 다양한 경험이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될 것으로 봤다.
특히 구성원 모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경영방침인 ‘부국강병’ 중 ‘강병’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도 나라 안팎의 사정이 좋지 않다며 불굴의 의지와 혁신, 경쟁력 확보를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주변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기필코 돌파하겠다는 도전정신을 발휘하자”고 강조했다.
그 밖에 혁신의 일상화와 절대적인 경쟁력의 확보를 강조하며 위기를 돌파해 나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