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신임 행장, 노조 반발에 첫 출근 무산... 노조 “출근저지 투쟁 계속 할 것”

IBK기업은행 노조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는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우측)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이날 윤 신임 행장은 노동조합이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펼쳐 출근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제26대 IBK기업은행장에 임명됐다.

2일 기업은행은 신임 행장으로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오늘(3일) 취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전 행장부터 세 차례 연속 내부 출신 인사 관행이 10년 만에 깨지게 됐다.

윤 행장은 3일 오전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으로 첫 출근을 시도했지만 대기하고 있던 노조원들에 막혀 무산됐다.

기업은행 노조는 바리케이드로 정문을 봉쇄했고, 윤 행장은 후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노조원 수십명이 후문에서 진입을 막았다.

앞서 노조는 청와대가 예정대로 윤 행장의 임명을 강행하면 내년 4월 총선까지 출근 저지 투쟁과 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윤 행장이 출근하자 노조원들은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을 반대한다”며“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는 '독극물'이라던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이렇게 입장을 바꾸면 안 된다"며 "정권과 대통령에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자진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 행장은 "어떤 부분을 우려하는지 알고 있고 걱정하는 바를 잘 듣겠다"고 말했다. 이어 "함량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중소기업을 튼튼하게 만들고, 1만4000명 가족들의 튼튼한 일터인 만큼 열심히 해서 경쟁력을 키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 생각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앞으로 제가 (노조의 이야기를) 듣고, 말씀도 나누고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결국, 윤 행장은 노조원들의 거센 반발에 기업은행 본점 도착 10여 분만에 발길을 돌렸다. 다만 윤 행장은 출근이 무산됐으나, 비서실을 통해 기업은행 인근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업은행 노조와 금융노조는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금융노조 차기 위원장으로 당선된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늘은 출근저지 투쟁 1일차일 뿐"이라며 "100여일 뒤 총선 때까지 출근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