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내가 책임지겠단 지도부 없어” 한 “죽음 각오하고 진정성 보여준 정치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경자년 새해 백두부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 사천·남해·하동군을 지역구로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갑작스럽게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 의원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법치와 협치, 국익을 포기한 국회에 더 이상 제가 설 자리는 없다“며 ”망국적 정치현실을 바꾸거나 막아낼 힘이 더 남아있지 않다"며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여 의원은 작금의 정치현실에 대한 환멸감을 토로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 뿐이다. 21대 국회는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회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여 의원은 브리핑 직후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날치기 처리되는 것을 보고 최종적으로 어제 저녁에 결심했다"고 밝혔다.

두 개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무기력했다는 점도 비판했다. 그는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날치기 처리되는 현장에서 한국당이 몸으로 막아냈어야 했다”며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될 걱정만 하는 마당인데 걱정하지 마라 내가 책임지겠다는 지도부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런 여당을 막기 위해 우리 자유주의 진영에서 큰 빅텐트 하에 통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당 지도부는 이를 추진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눈물이 고인체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조 친박 의원으로 불리는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시병·4선)도 이날 “국민들께서 한국당에 대해 왜 변하지 않느냐며 질타의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저의 이 작은 결심이 국민 여러분들의 이러한 요구에 조금이나마 답하는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현재 당을 이끌고 있는 황교안 대표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줬다. 그는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하고 투쟁하며 현재 존재하는 정치판에서 유일하게 진정성을 보여준 정치인”이라며 "황 대표가 창당 수준의 공천 쇄신을 하려고 하면 인간적으로 어려운 일을 하는 것에서 그 길에 작은 희생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제가 사무총장직에 있었던 만큼, (황 대표) 측근 중에서 불출마하는 분이 나오면 공천으로 국민 신뢰를 받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도 토로했다. 그는 "제 의원 생활 중에 탄핵되시고 감옥에 가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요”라며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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