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이 투자한 美헤지펀드 운용사 다단계 돌려막기 적발... 美금융당국, 해당 운용사 등록취소·자산동결 조치

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지난 10월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헤지펀드가 '폰지 사기'를 저질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자산 동결’ 처분을 받았다. 동결 처분을 받은 펀드에 돈을 넣은 라임의 일부 투자자는 투자금을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29일 금융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SEC는 증권사기 혐의로 글로벌 투자자문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의 등록을 취소하고, 관련 펀드 자산을 동결했다.

SEC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IIG가 기존 고객의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새 투자금으로 돌려막는 등의 행각을 벌이는 이른바 ‘폰지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또 IIG는 손실을 숨기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가짜 대출채권을 허위로 편입시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운용은 약 6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 펀드를 운용하면서 이 중 40% 가량을 IIG 측 헤지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6000억원 가운데 2500억원은 일반 투자자, 3500억원은 신한금융투자 돈이다.

현재 라임 펀드는 손실이 나면 일반 투자자가 우선적으로 떠안도록 설계돼있어 개인들은 투자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과 신한금투가 IIG의 헤지펀드 부실을 알고도 이를 국내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판매한 것으로 내다보고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본부 직원이 라임운용 담당자와 공모해 무역금융펀드 기준가에 손대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투자자 상환금을 신규 유치한 투자금으로 메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환매가 중단된 펀드 운용을 맡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영장실질심사를 앞뒀던 지난달부터 돌연 잠적한 상태다. 이에 검찰은 이 전 부사장에 대해 지명수배까지 내렸지만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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