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수주 이어 3400억 규모 선박 6척 일감 확보…한달새 20억 달러 따내며 수주 목표 달성률 끌어올려

현대중공업그룹 사옥 1층 안내 표지판.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뒷심이 매섭다. 이달 중순 약 2조원 가량 수주로 관련업계를 놀라게 하더니 연말까지 릴레이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이달 들어서는 단숨에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을 8할 가깝게 끌어올리는 저력을 발휘해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실감케 하고 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총 14척, 17억 달러(약 1조9774억원)어치 선박을 수주한데 이어 3400억원 규모의 선박 6척을 따냈다.

그룹 조선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난 24일 아시아선주로부터 총 2188억원 규모의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한데 이어 25일에는 또 다른 조선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대만 에버그린사로부터 총 1194억원 규모의 18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의 일감을 확보한 것.

주목되는 컨그린

특히 현대미포조선이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만이에스, DNV GL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컨그린(Con-Green)’ 디자인이 적용돼 눈길을 끈다.

컨그린 디자인은 중형 컨테이너선 디자인으로, 선형 및 프로펠러의 최적화 설계를 통해 기존 대비 운항효율을 최대 16%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16년부터 국제해사기구 등의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운항 효율성 및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해 왔다.

이 디자인을 주목하는 것은 오는 2025년 발효될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3단계 규제도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 1월 1일부터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3% 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IMO 2020’을 전격 시행한다.

쉽게 말해 기존 선박들은 고유황유보다 값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배기가스 정화 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운항해야 한다. 이것도 아니면 엘엔지 추진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오는 2025년에는 현재보다 강한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EEDI 3단계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 역시 컨그린 디자인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컨그린 디자인이 적용된 중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총 32척의 선박을 따냈다.

발주처 입장에선 값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배기가스 정화 장치의 설치에 따른 비용을 운항효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디자인으로 상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인 까닭이다.

향후에는 LNG추진 엔진으로 이 디자인을 적용하는 쪽으로 선박 발주가 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조선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 24일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을 따내며 그룹의 연말 뒷심 발휘에 힘을 더했다.

현대미포조선 18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한달새 16% UP

현대중공업그룹의 연말 수주 릴레이가 주목받는 것은 한달새 올해 수주 목표의 16%를 상승시키는데 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달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은 60% 안팎이었지만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수주한 것을 더하면 전체 목표의 76% 가량 달성했다. 이달 들어서만 올해 수주한 전체의 21%포인트 실적을 쌓은 것이다.

수주 규모로 보면 20억 달러를 한달새 거둬 올렸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관련업계에서 나올 정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들어 현재까지 컨테이너선 22척, 원유운반선 29척, PC선 36척, LNG선 23척, LPG선 17척 등 총 135척, 120억 달러 가량을 따냈다.

이 같은 실적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전년 대비 40% 가량 줄어든 가운데 달성한 것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5일 남은 연말도 추가 수주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힘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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