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검사 출신 황 대표의 출구 없는 장외투쟁에 의원들도 비판 가세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선거법ㆍ공수처법 반대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7일 밤 잠을 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이게 과연 시대정신에 맞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 당직자가 지난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황교안 식 투쟁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1년 안 되는 시간 동안 계속되는 장외 집회로 진정 지지율을 올리고, 나라를 바로 잡고,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냐"며 "이게 과연 시대정신에 맞는 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등 돌린 민심을 얻기 위해선 중도층의 지지율이 중요하다"며 "제1야당의 총선 준비 전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구도, 인물, 정책 뭐 하나 없이 극우화된 모습만으로 한 표라도 가지고 올 수 있단 말이냐"고 꼬집었다.
 
특히 황 대표의 리더십을 겨냥해 "지금의 당은 마치 검사동일체 조직인 것처럼 굴러가고 있다. 대체 언제까지 의사결정 과정이 뭐냐는 질문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며 "당은 우리의 것도, 대표의 것도, 의원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고, 존재 그 자체인 것이다. 이제 브레이크를 걸 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모습. 사진= 뉴시스
한국당의 중견 당직자가 장외투쟁에만 몰두하는 당 지도부를 향해 전면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황 대표가 일부 극우세력과의 공동 노선으로 연일 강경 투쟁만 고집하고, 의원들에게는 이를 군말 없이 따르라고 주문하는 등 강경한 태도에 당내 반발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공안검사 출신인 황 대표를 겨냥해 “당이 검찰처럼 굴러간다”는 비판도 나왔다.
 
같은 당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도 과거 민주화운동 때 가두행진을 하고 장외투쟁도 했지만 의회 안에서 할 것은 하고 협상도 했다”며 “지금은 오직 투쟁을 위한 투쟁만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의원들도 거듭된 농성으로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다. 한 의원은 “장외 집회를 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며 “장외 집회를 한다고 지역에서 좋은 소리 듣지 못한다. 지도부가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을 망치는 격”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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