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출입은행 향응·접대 의혹' 노무라증권 등 압수수색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접대와 향응을 받고 수십조원대 외화표시채권 주간사를 부정하게 선정해줬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달 초 노무라증권 등 외국계 투자은행 2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감사원이 올해 7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2014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7회 가량, 발행주간사를 자주 선정하고 선정시 고려사항이 많다는 이유로 미리 주간사를 내정한 다음 공모 절차를 거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간사 선정 결과에 맞춰 개인별 평가표 등 평가자료를 사후에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5년간 미국 달러화, 유로화, 엔화로 된 외화표시채권 25조9374억원 상당을 발행했다. 주간사로 선정된 증권사들은 채권 발행 금액의 약 0.3%에 해당하는 768억 원을 받았다.

경찰은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관계자들을 내사해오다 지난달 정식 수사에 착수했고, 수출입은행 담당자들이 뉴욕과 런던, 홍콩 등지에서 진행된 해외투자설명회 과정에서 증권사로부터 부적절한 접대와 대가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 규모와 구체적인 혐의명 등은 수사 시작 단계라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