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대한 시험 이례적 공개... 미국 압박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하려는 움직임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이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8일자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일대의 위성 사진. 북한이 '중대한 실험'을 했다고 밝힌 다음날의 모습으로, 오른쪽 원 부분에 지표면이 흩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엔진 시험과정에서 발생한 배기 가스 때문에 생긴 자국으로 추정된다. 뉴시스 제공<제프리 루이스 트위터>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북한이 14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에 이어 엿새 만인 이날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체 발사 시험이 이뤄진 뒤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또 다시 진행됐다"며 "평화적이고 과학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다. 번창하고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과학자들이 현지에서 당 중앙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며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데 적용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북이 이례적으로 공개한 내용은 시험 시간 7분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한다고 언급한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엔진 시험을 통한 성능 과시 의도로 보고 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주요 인사 참석 여부나 어떤 기종 시험이었는지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여전히 미국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ICBM 1단 엔진은 3~5분 가량 연소한다. 북한 ICBM급 발사체에 달렸던 ‘백두산엔진’의 연소 시간도 200초(3분 20초)였다. 하지만 2단 엔진은 다단연소를 2~3회 가량 할 수 있어 7분 정도 연소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단연소를 하면 인공위성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어 지금보다 더 먼 거리의 비행이 가능해진다.
 
탁민제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는 “7분간 연료가 연소될 때는 노즐이 고속비행 시 마모되기 때문에 엔진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연소하느냐가 기술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시간을 공개한 건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과시하는 동시에 ICBM 기술능력이 향상됐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군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총장이 국방과학원 대변인 담화 직후 연달아 공개 입장문을 낸 것도 이례적이다. 
 
박 참모장은 14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에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며 “힘의 균형이 철저히 보장돼야 진정한 평화를 지키고 우리의 발전과 앞날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혀 미국과의 힘의 대결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2016~2017년 4차례 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을 때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최근 두 차례 시험은 비교적 짧고, 사진 공개 없이 보도했다. 
 
한편 한국을 방문중인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우린 여기에 있고, 북한은 우리에게 접촉할 방법을 알고 있다"며 만남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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