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완전 자회사 전환 결정…내년 3월 주식시장서 자진 퇴출될 듯

두산그룹(사진)이 사업구조 재편의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그룹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의 완전자회사 전환 결정을 내렸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수년간 적자 행진을 걸어온 두산건설이 결국 상장폐지의 길을 걷게 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두산건설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자회사로 전환하는 안을 결의했다. 경영 효율 제고를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게 두산중공업 측 설명이다.

두산중공업은 그간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유동성을 지원,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실어줬다. 두산건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52.5%서 올해 3분기 256.8%까지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지주사와 모회사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리스크가 두산그룹 전체로 번졌다. 결국 100% 주식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전환해 편입하는 결정을 내리는 이유가 됐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두산건설 주주들의 주식을 교환해 현재 보유한 84.19% 지분율을 100%로 확대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대 두산건설 주식 교환 비율은 0.2248:1이다. 두산건설 주식매수청구권은 소규모 주식 교환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부여되지 않는다.

23년만 주식시장 '아웃'

두산건설은 완전자회사 전환 결정에 따라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지 45년만, 코스피 시장 진입 기준으로는 23년만이다.

두산건설(옛 동산토건)은 1975년 11월 두산그룹 계열사 중 세 번째로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1996년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주식 이전 및 교환 예정일은 내년 3월 10일로, 상장폐지는 같은 달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이 이처럼 상장폐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적자행진 때문이다.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당기 순이익을 낸 적이 없다.

무엇보다 2013년 준공한 일산 위브더제니스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두산건설 2012년 6531억원 대규모 적자도 이 때문이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도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초 희망퇴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상장 폐지를 피하지 못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

이로써 코스피 상장사로서 세제상 혜택과 공모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공신력 제고 이점도 포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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