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시간 마감으로 관람객 내보내고, 일부 시설은 떨어지기도…공사표준 시방서는 사실상 비공개

기자는 지난 8일 오후 사업지에 지어진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견본주택을 가봤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선보인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이 청약을 받고 있다.

이 단지는 완공되면 국내 내로라하는 아파트 브랜드와 대규모 단지로서 인천 전체 중심의 랜드마크 단지로서 거듭날 것이라는 게 시공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견본주택은 관람객 맞이 준비가 부족했다. 무엇보다 관람객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59㎡A타입은 현관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견본주택안 각 타입별 옵션 역시 유ㆍ무상의 구분 없이 연출에만 신경 쓰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더욱이 견본주택 오픈 마지막 날 운영시간이 마감됐다는 이유로 관람객을 견본주택에서 내쫓듯 내보내는 연출은 신의 악수(惡手)라 불릴 만했다.

사진=허홍국 기자

기자는 지난 8일 오후 3시 50분께 사업지에 지어진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견본주택을 가봤다.

이날 인천 미추홀구(옛 남구)주안 지역에서 국내 내로라하는 아파트 브랜드 명성과 2958가구에 이르는 대단위 단지라는 점에서 실수요자를 포함한 구름 관람객이 몰렸다.

늦은 오후에도 불구하고 사업지 안에 조성된 주차장은 관람객들의 차로 꽉 찼고, 도보로 방문하는 관람객도 줄을 이었다.

사진=허홍국 기자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모형도와 분양상담 창구, 관람객을 위한 휴게공간으로 구성된 1층은 해당 단지에 설명을 듣는 관람객들로 붐볐고, 상담 창구 역시 분주했다.

사업지 내 들어선 견본주택은 지난 6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받아들였고, 방문 당일은 오후 5시 기준으로 1만명 이상 다녀갔다. 2층 마련된 견본주택은 59AㆍB㎡와 74ㆍ84㎡A 등 4개 타입을 선보였다.

견본주택 2층에 들어서 눈에 띄는 것은 욕실에 층상벽면배관공법을 도입, 층간소음을 최소화했다는 점에 있다.

이 공법은 약 3000가구에 이르고, 지상 최고 40층까지 높이 올라간다는 점에서 향후 입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기존 아파트는 욕실 배관이 바닥에 깔려 씻고 난 후 물을 내리면 소음이 아래층에 전달되는 층하배관공법으로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사진=허홍국 기자

그러나 이 같은 놀라움도 잠시 관람객이 첫 방문하는 59A㎡타입은 현관 입구부터 엉망이었다. 옷걸이가 떨어져 있어 관람객의 기대치를 떨어뜨렸다.

지난 6일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관람객들에게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첫 선을 보이는 자리에도 불구하고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기자가 그 같은 사실을 언급하자 오히려 되물었다.

59A㎡타입 내부 안은 특화된 평면 설계를 바탕으로 구성된 공간은 합격점을 줄만했다. 또 출입구는 하나인데 안방과 침실을 나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것도 다른 견본주택에서 볼 수 없는 눈에 띄는 점이었다.

사진=허홍국 기자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와 마감재는 유ㆍ무상 여부를 알 수 없게 설명을 달아 놨다. 특히 주방 상판인 경우 엔지니어드스톤으로 구성하고, 기본 옵션인 인조대리석은 제공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측면이 컸다.

관람객 입장에선 기본 옵션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다만 주방 상판 안내 표지판엔 발코니 확장시 제공한다고 설명해놨을 뿐이다.

59A㎡타입에 이어 59B㎡ㆍ74ㆍ84㎡A 타입 등을 서둘러 둘러봤다. 현대ㆍ대우건설 컨소시엄 측은 견본주택 운영 마감시간인 오후 5시가 다가오자 안내 방송을 통해 곧 문을 닫는다며 관람객을 내쫓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방문한 관람객들 역시 연이어 방송되는 운영마감시간 안내에 쫓기듯 견본주택을 빠져나갔다.

사진=허홍국 기자

뒤늦게 견본주택을 방문한 200~300명 안팎 관람객 중에는 실수요자가 있을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컨소시엄 측은 관람객들이 허겁지겁 나가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내로라하는 시공사 측이 공개적으로 공동주택 소비자에게 견본주택을 선보이는 자리의 의미가 퇴색돼 버렸다.

더욱이 다른 견본주택에선 공개적으로 아파트 공사 시방서를 비치해 누구든지 열람하게 하는 반면 이 견본주택에선 사무실 안쪽에 비치해 놨다.

찾는 사람에 한해 공개한다는 게 컨소시엄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사실상 관람객들에겐 비공개가 돼버렸다.

청약을 받는 중인 이 단지는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동 1423-30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22개동, 전용면적 39~93㎡ 총 2958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1915가구가 공급 물량이며 입주는 오는 2023년 6월께이다. 주안 일대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로 지역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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