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결혼 앞두고 잇단 '성폭행·폭행' 의혹 쏟아져...방송 프로그램 하차 수순에 경찰 조사 받아야 할지도

지난 6일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국민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이 폭로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경찰이 결국 수사를 시작했다. 

90년대 잇딴 히트곡을 내놓으며 국민가수의 반열에 오른 가수 김건모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늦깎이 결혼 소식을 알리며 온 국민의 축복을 받았지만, 지난 주말 '성폭행 의혹'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후 당시 사건에 대한 고소장이 수사기관에 제출되면서 경찰 수사도 시작됐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김건모가 출연하고 있던 방송가 프로그램에도 비상이 걸렸다. SBS '미운오리새끼' 측은 사건 직후 "김건모 관련 방송분은 따로 없다"며 "추가 촬영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하차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가수→국민노총각→성폭행 의혹

가수 김건모는 90년대를 대표하는 국민가수로 평가받았다. 90년대 초반 '잠못드는밤 비는내리고'로 이름을 알린 그는 2집 '핑계'를 통해 가요계 정상에 우뚝 선 후, 3집 '잘못된 만남'을 통해 국민가수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며 히트곡을 내며 최고의 가수로 군림해왔다.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며 '국민 노총각'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SBS '미운오리새끼'에 출연한 그는 50세의 나이에도 철부지 같은 자신의 삶을 꾸밈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김건모가 직접 열애중이며, 결혼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 국민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특히 내년에는 13세 연하의 피아니스트 장지연씨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가세연 측은 성폭행을 당한 피해여성을 직접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3년 전 당시 상황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후,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지난 9일 가세연 측은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루 뒤인 10일에는 새로운 의혹이 또 등장했다. 가세연 측이 김건모에게 폭행을 당혔다는 또 다른 여성의 인터뷰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해당 여성은 김건모에게 폭행 당해 안와상 골절, 코뼈 골정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김건모 측은 이에 곧바로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예정됐던 데뷔 25주년 콘서트 역시 차질 없이 진행했다. 

수사 착수한 강남서, 방송도 하차수순?

가세연의 잇따른 폭로에도 김건모 측이 강경하게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강남서는 지난 9일 성폭행 피해여성의 법률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고소장이 접수됐다며, 조만간 고소인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피고소인인 김건모씨 역시 향후 경찰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시간이 흘렀지만,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목격자도 있다고 밝힌 만큼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혐의에 대한 판단은 수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어쨌든 김건모씨가 조사를 받아야 할 상황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수 김건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김건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A로부터 제보를 받고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건모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정대응을 예고했다. 사진=뉴시스

방송계 역시 김건모에 대한 잇따른 폭로가 이어지자 잔뜩 움츠린 모양새다. 김건모의 부활을 알린 SBS '미운오리새끼'는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지난 8일에도 프로포즈를 나서는 김건모의 방송분을 그대로 내보냈다. 하지만 지난 11일 "이번주 김건모 관련 방송분은 따로 없다"면서 "추가 촬영 계획도 없다"고 했다. 사실상 김건모의 하차를 의미한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건모의 예비처남인 장희웅이 출연해, 김건모의 열애과정과 결혼을 대해 알렸지만, 실제 방송분에서는 통편집됐다. 예고에 사용됐던 클립영상 역시 삭제됐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이번 성폭행 의혹이 사실여부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김건모의 방송가 퇴출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방송사들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원천적으로 논란을 배제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김건모 측은 당초 취했던 입장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인천 송도 콘서트에서 김건모는 직접 "슬기롭게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10일 폭행 의혹까지 불거진 후 함구 중이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입장을 내놓는 것 자체가 논란을 확대재생산하는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수사기관이 사건 조사에 나선 만큼 결과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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