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본 사람 심재철... 취임 하자마자 패배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함께 날치기 예산안 가결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 만든 '4+1' 협의체에서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10일 밤 극적으로 가결되면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통과된 예산안은 정부 원안인 513조4580억원에서 1조2075억원이 삭감된 512조2505억원이다. 올해 예산 469조6000억원보다 9.1%(42조7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한국당은 이날 예산안 처리를 '날치기', '세금도둑질'이라고 맹비난하며 민주당을 비롯한 4+1 예산 수정안을 상정한 문희상 국회의장도 싸잡아 비판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것은 국민들의 세금을 도둑질하는 행위다. 세금 도둑질에 국회의장이 동조하고 나선 것은 매우 잘못됐다"며 질타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4+1 협의체는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정당성도 전혀 없는 그야말로 예산 도둑질의 무리들"이라며 "이런 예산 편성은 일찍이 유례를 알 수 없는 참으로 참혹한 심정이 드는 불법의 결정판이다. 국민이 두렵지 않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산안이 통과돼 다행이라면서도 한국당의 날치기 처리 주장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예산안이 통과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당은 예산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상정을 막기 위한 도구로 시간을 끌어놓고 이제 와서 날치기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날치기라는 말은 불쾌하다. 이렇게 천천히 하는 날치기가 어디 있냐"면서 "한국당의 본심은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을 통과시키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을 뺀 여야 ‘4+1’ 협의체에 한국당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지난 9일 결선 투표까지 가며 승리를 쟁취한 심재철·김재원 새 사령탑의 리더십이 취임 하루 만에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  
 
이제 남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놓고 새 지도부는 어떤 전략을 내 놓을지 당 내에서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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