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사모에 공모 담는다고 공모 아냐"... DLF 최종 개선방안 조만간 발표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금융당국이 공모 상품으로 구성된 신탁을 은행 창구에서 팔 수 있게 해달라는 은행권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쪽으로 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일 "공모상품으로 구성된 신탁의 은행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은행권의 건의는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사모펀드 안에 공모펀드를 넣었다고 사모펀드가 공모펀드가 되지 않는 것처럼 공모펀드로 구성했다고 신탁상품이 공모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고위험 사모펀드 뿐 아니라 원금손실(20~30%) 가능성이 있는 고난도 신탁상품의 은행 판매도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은행들은 43조원 규모의 신탁 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며, ELT(공모형 주가연계신탁) 판매는 혀용해 달라는 입장을 금융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LT는 개별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 주가연계증권(ELS)을 신탁 형태로 파는 것이다.

이는 주가지수가 일정 조건 내에서 움직이거나 조건을 충족하게 되면 수익을 얻지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 등의 손해를 입게 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은행권의 ELT 판매액은 42조8000억원(파생결합증권신탁(DLT) 포함)에 달한다.

그러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은행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은 바 있어, 신탁 판매 허용 불가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당시 은 위원장은 "DLF 사태 대책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며, 신탁 상품이 다 죽는다고 협박해선 안된다"며 "신탁 상품을 봐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해 규제를 완화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주간에 걸쳐 은행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만큼 이외에도 다양한 건의사항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논의가 언제 마무리될 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해 최종 개선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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