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 목표…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정당"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에서 발도 떼야해"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인영 원내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미국 당국자에게 의견을 전한 것을 두고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해오고 있다”며 “제가 틀린 말을 했느냐.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당연히 해야 할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존 볼턴 前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내년 총선 전후로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자제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방미 성과에 대해 발언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 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이 커지자 나 원내대표는 두 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내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지난 지방선거 전일 개최된 제1차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과 같이 또다시 총선직전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한반도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정상회담의 취지도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은 일제히 비난 수위를 높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나 원내대표를 향해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국가 안위도 팔아먹는 매국 세력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의석 몇 개를 위해 국민의 열망인 한반도 평화를 막아서는 일을 성과랍시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바로 반평화 세력"이라며 "미국 당국자한테 그런 말을 했다니 국가적 망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당리당략을 위해서는 못할 일이 없는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라지만 어떻게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 그리고 남북한 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바라고 있는 한반도 평화까지 접어둘 수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쏘아 붙였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라며 "나경원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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