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총 10명 증권사 CEO 임기 마침표... 실적 개선에 대부분 연임 점쳐져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여의도 증권가에 대규모 인사 태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책임자(CEO) 중 상당수가 내년 1분기까지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곳의 증권사 가운데 10곳이 내년 1분기 말(3월 말)까지 CEO의 임기가 끝난다.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SK증권 등이다.

올해 미·중 무역 갈등, 홍콩 시위 사태 등 어려운 증시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개선됐다면 무난하게 연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5253억원으로 지난 2017년 연간 최고 순이익(5049억원) 기록을 3분기 만에 넘어섰다.

이에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부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조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교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어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거취도 이목이 집중된다. 앞으로 임기가 3개월 가량 남았지만 대체로 연임을 점치고 있다.

정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순이익 3615억원,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599억원으로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 영업이익이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2099억원으로 이 부문 작년 연간 영업이익(160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올 1분기 정 사장이 주관했던 현대오토에버 IPO(기업공개)의 경우 공모액이 1684억 원에 달하는 등 IB 실적 증가에 큰 힘을 보태며 연임에 한발 더 다가갔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3분기 누적 순이익 5333억원으로 작년 동기(4109억원)보다 29.8% 증가하는 실적을 냈다.

정 사장은 취임 초부터 디지털 금융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디지털 금융 추진 조직을 신설하며 온라인 주식 거래를 통한 소액 투자 시장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임원들의 임기를 1년으로 하고 매년 다시 계약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정 사장은 취임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무난하게 연임이 예상된다. 앞서 유상호 전 사장(현 부회장)도 12년 동안 11차례 연임한 바 있다.

현재까지 5연임에 성공한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무난히 6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교보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51억원으로 전년대비 10% 늘어났다. 김 사장은 2008년 취임한 이후 10년 넘게 교보증권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도 올해 좋은 성적표를 받으면서 연임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현대차증권은 884억 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37.8% 상승했다.

당장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둔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관측된다. IBK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회사 출범 후 첫 '은행 출신 최고경영자'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이에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내부 인사로 지목됐다는 점이 변수다.

지난 2017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던 김신 SK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SK증권은 올해 상반기까지 순이익 238억 원을 냈다. 이는 작년동기 대비 121.8%가 늘어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작년보다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낸 곳은 분위기 쇄신 등을 이유로 CEO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2012년 4월 취임한 이후 두 번의 연임을 거쳐 8년 동안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대신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9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7억원)과 비교해 무려 38%나 감소하며 불명예를 떠안은 상황이다. 이에 나 사장의 연임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614억원으로 작년(917억원)보다 33% 줄어 동양증권 시절부터 CEO로 재직해온 서명석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B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순이익 486억원으로 작년(672억원)보다 27.7% 감소해 고원종 사장 연임 여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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