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거 항거 위해 할 수 있는 게 단식이라 서글퍼"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 '4명씩 2교대 배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3일째 단식 농성을 하던 중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범여권이 밀어붙이는 폭거에 항거하기 위해 제가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단식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 하지만 냉엄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지 삼일이 지났다. 
 
그는 "누군가는 저의 단식을 폄훼하고 저의 생각을 채찍질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 소명을 다할 뿐"이라며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인가? 한미동맹은 절벽끝에 서 있다. 공수처법, 선거법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나. 저는 지금 사생결단할 수 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저들의 폭력에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야 한다. 국민의 명령이고, 우리가 정치하는 동기다. 저는 두려울 것이 없다"며 "지켜야할 가치를 잃은 삶은 죽음이기에, 죽어서 사는 길을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단식중인 황 대표가 한국당 당직자들에게 밤샘 근무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며 '갑질단식'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21일 공개한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에 따르면 11월20일부터 28일까지 한국당 당직자들은 주간과 야간 매일 각각 4명씩 배치, 국회 본관 앞 천막에 근무하도록 예정됐다. 배정표 하단에는 '당대표님 지시사항임'이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해당 근무자들은 정해진 장소에 근무하며 ▲30분마다 황 대표의 건강상태 체크 ▲거동수상자 접근 제어 ▲대표 기상시간(오전 3시30분) 근무 철저 ▲취침에 방해 안되도록 소음 제어 ▲미근무시 불이익 등의 수칙을 인지해야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황제단식'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의 '단식 투쟁 지원 근무자 수칙'과 '천막 근무자 배정표'가 눈길을 끈다. 대표 소재지 근무, 30분마다 대표 건강상태 체크, 대표 기상시간대 근무 철저, 취침 방해 안 되도록 소음 제어, 미 근무시 불이익 조치 등 당직자들을 황제단식에 강제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갑질단식이다"라고 비판했다.
김선경 민중당 공동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지소미아 완전종료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2019년 11월 2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는 두 명의 당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 등은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사무처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하니 사무처 당직자가 농성장에서 밤샘 근무를 서며 '비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닌가"라며 "최소한 정치 도의조차 상실해 일일이 언급할 가치가 없다. 단식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도 더욱 치열한 자세로 모든 것을 걸고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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