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만명 이용 서울역 시설물 관리 ‘엉망’…취재 들어가자 뒤늦게 ‘수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본부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공기업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서울역 시설물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코레일에 따르면 국내 철도의 심장인 서울역 이용객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고자 설치된 비디오부스가 작동되지 않았다가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수리됐다.

코레일 서울본부는 인천공항 비디오부스를 벤치마킹, 무료를 앞세워 시범적으로 지난 8월 1일부터 해당 기계를 설치해 서울역 이용객들에게 제공 중이었다.

코레일은 취재에 들어가기 전까지 비디오부스의 고장 여부를 알지 못했다. 서울역 2층에 설치된 코레일 비디오부스는 지난 20일 오후 7시 40분께 귀가 중 수차례의 시도에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같은 층 매표소 직원에게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코레일 측은 기자 사실 관계 확인 요청을 뒤로한 채 그 다음날인 21일 비디오부스를 설치한 업체를 불러 수리했고, 코레일 홍보실도 같은 날 사실관계 확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019년 8월 서울역 이용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설치된 비디오부스. 사진=허홍국 기자

때늦은 해명 왜?

코레일은 뒤늦게 서울역 와이파이 문제로 역사에 설치된 비디오부스가 지난 20일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역 와이파이가 역사 내 공용 것을 잡아 작동되는데, 그 과정에서 오류 등 고장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2일 마다 설치 업체가 고장 여부를 확인하고, 지난 8월 설치 이후 고장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코레일 측 해명이다.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자가 비디오부스의 고장을 알리고 그 다음날 코레일 측이 설치 업체에 통보하지 않았다면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레일 서울본부 영업처 관계자는 22일 민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20일 연락을 받고, 21일 오후 설치 업체를 통해 수리했다”며 “현재는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은 비디오부스의 고장을 확인하고 “왜 작동이 안 되는지”에 대해 코레일 서울역 관계자에게 두 차례 걸쳐 해명을 요구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2일마다 점검한다거나 그간 고장이 없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고장 여부를 알리지 않았다면 설치 업체 자체 검사로 비디오부스가 개선됐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더욱이 코레일 측은 서울역 현장 매표소 직원을 통해 문제점을 인지하고, 조치를 취했으면서도 회신은 하지 않았다.

이를 종합하면 코레일 측은 문제의 상황에 대해 파악하는 것 보다 모면하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019년 5월 서울역 전경.

서울역 시설물 관리되나

서울역은 철도의 심장이자 전국 각지로 뻗어나가는 철도의 시작으로 하루 30만 명, 연간 1억 1100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다.

비디오부스 고장이 확인된 날도 서울역 역사 2층은 지방으로 내려가거나 집으로 귀가하는 이용객들이 노조의 파업 중에도 붐볐다.

서울역 매표소 관계자나 역사 내 보안 경비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서울역 이용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자 서비스 차원서 설치돼 고장난 비디오부스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비디오부스는 관련 업체가 홍보를 목적으로 서울역사에 설치한 것으로, 코레일 측이 임대료 없이 장소를 내주고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와 관련, 코레일 본사 홍보실 측은 이틀에 걸친 사실 관계 확인 요청에도 회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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