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년 초 매각 종료" 의지 굳건... 금융지주사 예비입찰 참여 안해

KDB생명 사옥.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KDB생명이 세 번의 실패를 딛고 연내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KDB생명 매각을 공지하고 지난달 인수 희망 기업을 상대로 비공개투자설명서(IM)를 발송한 바 있다. 매각주간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과 삼일회계법인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지분 92.73%(8800만여 주)를 매각하기 위해 예비입찰을 받은 결과 사모펀드 두세 곳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작 금융지주사들은 한 곳도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아 산은은 예비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11월 초에 예비입찰을 정하려고 했는데 잠재매수자 쪽에서 자료 검토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해서 중순으로 연기한 것이다"며 "이번달 넘기지 않고 예비입찰 일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KDB생명의 매각 시도는 벌써 네 번째다. 2010년 부실 우려가 있던 금호생명( KDB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한 뒤, 2014년에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이어 2016년에 한 번 더 매각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매각의지는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KDB생명 경영진에게 매각 성공을 전제한 총 45억원 규모의 파격적인 성과보수 조건까지 내걸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장에서는 (매각가를)2000억~3000억원에서 7000억~8000억원까지 넓게 본다"며 "좀 더 받겠다고 안고 있는 것 보다 파는 게 우리에 도움되고 비용 최소화라고 생각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매각 의지를 내비쳤다.

KDB생명은 작년에 산업은행으로부터 3천억원의 유상증자를 받고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22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35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보험사 재무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는 2017년 말 108% 수준에서 올 상반기말 기준 232.66%까지 끌어올리며 매각 작업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에 보험 업황 부진으로 이어지며 매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올 6월 기준 KDB생명의 총자산은 19조2984억원으로 생명보헙업계 13위 규모다. 국내 보험시장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대 대형사가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지주는 보험사 인수를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룹사 규모에 맞는 매물을 찾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또 생명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KB금융은 총자산 10조원 KB생명과 합쳤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는 KDB생명을 인수하더라도 덩치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금융지주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시각이다.

오히려 잠재적 매물로 오르내리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총자산은 각각 33조237억원, 19조7906억원으로 함께 매각될 경우 총자산 50조 원이 넘는 대형 생명보험사가 탄생해 KDB생명에겐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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