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다싱국제공항 개장에 제4활주로ㆍ제2여객터미널 확장사업 쏘아 올려
해외 이용객 위한 콘텐츠ㆍMRO 향후 동북아 허브 수성 관건 될 듯

인천국제공항 제 1여객터미널 전경.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홍보 브로셔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구본환)가 중국의 거센 동북아 허브 추격에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이 지난달 인천공항 2배 규모의 다싱국제공항을 개항하자 인천국제공항 4단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쏘아 올리며 격차를 벌이는 것.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가 동북아 허브 공항의 입지를 놓고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핵심은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 사업으로 오는 2024년까지 제4활주로 신설과 제2여객터미널 확장을 완료해 세계 3대 공항으로 발돋음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조감도. 사진=국토부

핵심은 여객터미널ㆍ활주로 증설

인천공항공사와 국토부는 이날 총 4조8405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본격적으로 투입하는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기공식을 열고, 동북아 허브 공항의 입지 다지기에 나선 모양새다.

4단계 건설 사업은 제2여객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계류장 및 연결교통망 등을 확충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제2여객터미널 확장이 중요하다.

제2여객터미널 준공돼 운영되면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수용능력 총 1억600백만 명의 초대형 허브공항으로 거듭나고, 세계 최초로 여객 5000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여객터미널을 2개 보유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024년 국제선 여객처리ㆍ공항 수용 능력 등 공항 용량 기준으로 두바이, 이스탄불 다음인 글로벌 TOP 3 공항으로 도약이 예상된다.

제4활주로 신설도 글로벌 TOP 3 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 빼놓을 없는 공사다. 제4활주로를 신설해 시간당 운항횟수가 90회에서 107회로 증가하게 된다.

이와 관련 이동현 인천공항공사 건설기획처장은 민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오늘 기공식은 2017년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기본 계획 고시에 따른 제2터미널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추격 나선 中 다싱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처럼 4단계 건설사업에 닻을 올린 것은 계획에 따른 인천공항 단계별 사업을 추진하는 면도 있지만 동북아 허브 자리를 추격하는 중국을 따돌려는 측면이 더 크다.

중국은 지난 9월말 인천공항의 2배 규모에 이르는 베이징 신공항인 다싱국제공항을 공식 개항하며 동북아 허브 경쟁에 가세했다. 다싱국제공항 크기는 약 47㎢로 인천공항 최종 사업 단계 규모 면적인 22㎢를 훌쩍 넘어서는 등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이다.

건축면적도 140만㎡로 전 세계 단일공항 터미널 중 가장 큰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여객터미널 규모는 남북으로 1753m, 동서 1591m다. 다싱국제공항은 장기적으로는 연간 최대 1억명 수용을 목표로 잡고 있고, 75조원이 들어간 프로젝트다.

설계는 유명한 건축가인 고 자하 하디드가 봉황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이 공항은 천안문에서 직선거리로 약 46km떨어져 있지만 베이징 도심까지 최고시속 160km의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18분 만에 갈 수 있다.​

현재까지 중국 3대 항공사 중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이 대부분의 항공 노선 거점을 다싱국제공항으로 옮겼고, 영국항공과 핀에어 등 50여개 외국항공사도 이전 중이다. 국내에서는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인천-다싱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고 취항 예정에 있다.

사진=KAI

수성 관건은 MROㆍ콘텐츠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3월 29일 개항한 이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 지위를 지켜왔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국제여객은 6768만명으로, 개항 이래 처음으로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국제여객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전 세계 국제공항 중 인천공항 뿐이라는 것은 여객 환승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증거다. 국제화물기준으로는 세계 3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향후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서 수성의 관건은 MRO(항공기정비)와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터기는 지난해 연간 9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스탄불 신공항을 개항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 타이틀을 따냈지만 올해 다싱국제공항에게 빼앗겼다. 이 때문에 공항 규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전체 조감도. 사진=국토부

MRO 선점 적기 투자 필요

이런 점에서 권오경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가 최근 한 일간지에 기고한 다싱공항 개항과 인천공항이라는 칼럼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 교수는 칼럼을 통해 동북아 허브 입지를 수성하기 위해 “거쳐 가는 공항이 아니라 여객과 화물이 공항과 배후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해외 이용객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와 MRO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MRO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과 동남아 항공시장의 성장에 따라 항공기 정비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이고, 전 세계 항공여객 역시 늘고 있다. 국제항공협의회에 따르면 전세계 항공여객은 2017년 73억명에서 오는 2034년에 170억명으로 증가될 확률이 높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을 통해 연간 여객 1억명이 이용하는 메가허브 공항이자 초(超) 공항시대를 선도하는 공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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