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차례 납품 가운데 29차례 전부 중국산... 한전, 검수과정 거치고도 발견 못해

한전 본사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한국전력이 부산의 한 전기부품 업체에게 중국산 저가 전봇대 부품을 국산으로 속아 납품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해당 업체대표는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18일 KBS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부산의 K 업체 대표를 사기와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앞서 K 업체는 2017년 한전과 54억원어치 애자 31만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애자는 전봇대에 전선을 연결할 때 쓰는 절연체다. 불량 제품을 사용하면 합선으로 전선에서 불이 나거나 전선이 끊어져 정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 업체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2년 동안 중국산 애자를 한국에서 직접 생산한 것처럼 꾸몄다. 납품한 애자는 모두 45만 6000여 개이며, 중국산이 무려 97%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K 업체가 중국산 애자를 국산으로 속여 총 38차례 납품하는 동안 29차례는 전부 중국산으로만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검수과정을 거쳤다는 한전 측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으며, 업체는 약 65억 원의 부당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업체는 지난 8월 한전과 납품 계약을 다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한전 측은 “사기당한 부품 애자는 이번에 납품받지 않았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한편, 한전은 해당 업체의 공공기관 입찰 참여 제한과 손해배상 청구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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