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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복 박사의 구취와 질환] 단군 시대 입냄새 치료약과 현대의 구취 제거약
  • 홍의석 기자
  • 승인 2019.11.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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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복 한의학 박사

입냄새 고민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사람의 인지가 깨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타인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구취도 마음속으로 의식이 된다. 입냄새는 두 사람 이상의 인간관계가 형성되면서 비롯된다. 입냄새 고민은 단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단군은 기원전 2333년에 고조선을 세운 민족의 시조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단군신화는 크게 7가지 토막 이야기로 구성된다. 그 중의 하나가 웅녀 이야기다. 곰과 호랑이가 하늘의 아들인 환웅을 찾아와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청했다. 환웅은 곰과 호랑에게 마늘과 쑥만 먹고 동굴에서 100일을 생활하도록 했다.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포기했다. 인내심이 강한 곰은 삼칠일(三七日)을 견뎌 여인이 되었다. 사람이 된 웅녀는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았다.

마늘과 쑥은 상징성이다. 옛사람들은 마늘과 쑥에서 상서로움을 찾았다. 나쁜 기운이나 액을 물리치는 신령스런 기운을 믿었다.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사람이 되는 조건으로 제시한 마늘과 쑥의 섭취는 나쁜 것을 털어내고, 좋은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런데 구취 의학 관점에서는 흥미로운 해석도 가능하다. 마늘은 독특한 향이 있다. 마늘을 자주 섭취하면 입냄새가 난다. 특히 삼칠일처럼 오랜 기간 섭생하면 구취를 달고 살 수밖에 없다. 인내심이 부족한 호랑이는 동굴 안에 진동하는 입냄새를 견디지 못했을 수 있다. 의사인 환웅은 마늘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입냄새가 계속됨을 안다. 그렇기에 환웅은 입냄새를 줄이는 방법으로 쑥을 같이 먹도록 조치한 것이다. 곰은 마늘과 쑥을 매뉴얼대로 먹어서 입냄새 고통을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고, 끝내는 사람이 되었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쑥은 약성이 뛰어나 의초로 불린다. 중국 의서인 명의별록에서는 100가지 병을 구하는 의초로 소개됐다. 쑥에는 치네올 성분이 있다. 유해한 대장균, 디프테리아균 등을 제거하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한다. 바로 치네올 성분이 입냄새를 가시게 한다. 섬유소와 미네랄이 풍부해 장 운동을 원활하게 한다. 그 결과 변비해소에 좋고, 피부에 탄력을 심어준다. 비타민A와 탄닌이 풍부한 쑥은 면역력도 높이고,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이 같은 점도 구취를 예방하고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봄에 연한 잎으로 담근 술은 구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고대에는 쑥을 황달 치료에도 활용했다. 동양의학의 전설적 인물인 동한(東漢)의 화타는 봄에 채집한 쑥인 인진쑥으로 황달을 치료했다. 인진쑥에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스코파론, 카필라린 성분이 많이 함유된 덕분이다. 황달은 급성 간염과 연계된 경우가 꽤 된다. 이 경우 구역질, 피로감, 식욕부진이 동반되는 경향이 있다. 간이 심하게 손상되면 입냄새가 악화된다. 손상된 간의 해독력이 떨어져 장부에 독소가 쌓이기 때문이다.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되면 신장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취가 난다. 또 간경화, 간부전, 간염 자체가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의료수준이 높지 않았던 옛 시대에는 구취와도 연관된 간이나 신장질환 등을 쑥의 다양한 성분을 활용해 치료를 꾀했다. 특히 생명력이 강해 한겨울에도 죽지 않는 인진쑥은 약재나 식품으로 섭취해 건강 유지를 꾀했다. 조선 영조 때 읍지(邑誌)를 모아 책으로 편찬한 여지도에는 약재 진상품으로 소개된다. 고산지대인 강원도와 황해도의 백천, 수안, 은율에서 대비전, 대전, 중궁전, 세자궁에 올렸다는 것이다.

인진쑥은 황달외에도 여느 쑥과 마찬가지로 소화촉진, 혈행개선, 간장보호, 이뇨, 이담, 해열, 부인병 질환에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풍습과 한열을 다스린다. 열로 생긴 황달, 배뇨장애를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현대의 입냄새 치료는 쑥을 약재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구취 원인을 수십 가지에 이른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정확한 원인을 밝힌 뒤, 가장 적합한 약재를 써야 한다. 체질과 증상에 따라 맞춤식 치료법을 적용해 구취와 구취 연관질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를 한다. 주로 위장기능과 연관된 구취는 반하, 백편두, 지실, 황련 등이 포함된 가마위치탕을 많이 쓴다.

알레르기 체질이나 장부의 기능약화로 오는 비염, 천식 등은 몸의 기혈강화와 폐 기능을 키우는 데 좋은 창이자, 신이, 유근피, 작두콩 등을 약재로 한 신궁환이 효과적이다. 지속적인 입마름과 열감으로 인한 구취에는 천문동, 비파염, 석곡, 황금 등을 가미한 구청음을 처방한다.

홍의석 기자  news@iminj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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