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강한 부동산 대책, 불필요 지역 공급이 미분양 ‘원인’
잔금 준비하고 물건 잡아야, 투자처 마땅치 않거든 땅 노려야

사진=뉴시스

포근한 햇살이 곳곳에 퍼져있는 날에도 마음에서는 심한 빗줄기가 내릴 때가 있다. 세상살이는 누구나 다 그런 것이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이고, 잘 되는 사람 옆에 못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아파트 신규 분양하는 곳에 200대 1의 청약도 있지만, 전국에 5만 가구의 미분양도 있다. 집을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사는 저소득층이 30%나 되는데 미분양은 왜 낮잠을 자고 있을까.

미분양이 남아있는 건설현장에는 본전에서 깎아주는 아파트도 있고, 계약금을 내려주는 아파트도 있다. 시행건설사도 가슴이 타 들어가고, 분양을 대행하는 회사도 애를 써보지만, 한 번 미분양은 영원한 미분양이 돼버렸다.

지난 1-2년 동안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당첨되면 3억을 번다, 5억을 번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지금도 신규 분양하는 곳은 박이 터진다. 3.3㎡당 1억을 돌파한 신규분양 아파트는 청약비율이 200대 1인데 3.3㎡당 700만원하는 수도권 신규분양 아파트는 500가구 모집에 300가구가 미분양이다.

수도권 어느 지역은 요즘 미분양이 다 팔렸다고 한다. 팔린 이유를 들여다보니 속사정이 있다. 4천만 원이나 5천만 원으로 정해진 계약금을 1천만 원 또는 1천5백만 원으로 깎아 주었다고 한다. 중도금 대출도 무이자로 하고, 확장비도 건설회사 부담으로 분양조건을 바꾼 것이다.

분양을 받은 수분양자는 지금 1천만 원이나 1천5백만 원만 내면 입주 때까지 돈 걱정 할 필요가 없다.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수분양자의 부담을 건설회사가 떠 앉기로 한 것이기에 결국 제살 깎아먹는 셈이다. 이렇게라도 분양을 해야 하는 이유는 한 번 말뚝 박은 현장은 집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분양 3가지 이유

문제는 또 있다. 미분양으로 끝까지 놔두면 아파트를 다 지을 때까지 자금을 건설회사가 부담하지만, 계약금 1천만 원이라도 걸고 분양을 받게 되면 6차에 걸친 중도금을 은행에서 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어 은행돈으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은행돈으로 집 짓는 게 오랜 관습이 됐다.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에 아파트 미분양이 쌓여가는 이유는 첫째, 경기가 좋지 않고, 둘째, 부동산대책이 강해 다주택자가 될 수 없고, 셋째 불필요한 지역에 집을 지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한국경제가 이미 장기침체에 진입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고, 위기단속을 당부하고 있는데 미분양까지 속을 썩인다.

서울에서 20억이나 30억 하는 집은 이 순간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3억에서 5억 사이에 있는 수도권과 지방 미분양은 거들떠보는 사람도 없다. 서울 집값 오르지 못하도록 다시 신도시를 만들어 아파트 공급하겠다고 하지만, 그곳도 수도권이고 경기도다. 차라리 그런 곳을 떼어 서울로 편입시키는 게 좋지 않을는지?

서울은 한정된 곳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을 활성화시킨다고 해도 서울 집값 잡기는 어려운 일이다. 경기도를 모두 서울로 합쳐도 원래 서울은 서울일 게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다. 잘 오르는 원숭이도 떨어질 때가 있다. 지금 부동산버블은 서울뿐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부동산버블이 심한 곳은 독일 뮌헨, 캐나다 토론토, 홍콩, 네덜란드 암스텔담, 독일 프랑크푸르트, 캐나다 벤쿠버, 프랑스 파리 등 유명 도시들이다. 꺾일 때는 허리가 부러지는 법이다. 지금 기업들은 17개월째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놓고 보자 투자 금물

올해 우리나라 살림살이가 22조 적자로서 역대 최고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살기 괜찮을지라도 살기 어려운 사람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다. 여유가 있어 미분양을 사는 것 까지는 좋으나, 본인이 입주를 하건, 전세를 놓건, 반드시 잔금 치를 준비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받아놓고 나중에 보자는 식의 투자는 절대금물이다.

지금 계약금 1천만 원이나, 1천5백만 원은 아무것도 아닌 식으로 계약을 해 놓으면 나중에 무거운 책임이 오게 된다. 중도금 대출액 수억 원은 건설사에서 책임지고, 이자도 내주기로 했지만, 입주기간이 끝나면 본인의 책임이다. 그 집으로 내가 들어가 살고자 해도 살던 집이 팔리지 않으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2011년 인천에 사는 한 투자자는 통장 일을 봐왔었는데 아는 사람들의 명의를 빌려 미분양 아파트 40채를 분양받았다가 입주 때 아파트 값이 떨어지자 도망 가버렸고, 모든 책임은 명의를 질려준 사람들이 감당했다. 그 투자자는 8년이 지나도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옛날에는 미분양 아파트 샀다가 재미를 본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디플레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다. 투자처가 마땅치 않거든 땅을 사라. 개발이 되고 있거나, 개발예정 중에 있는 수도권의 땅은 앞으로 갈수록 값이 오르게 돼 있고,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낼 것이다.

Who is he?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대표

노다지 부동산 카페 대표

부동산힐링캠프중개사무소 대표중개사

수원대 평생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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