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회장, "물의 일으켜 죄송"... 혐의는 인정 안해

가사도우미 및 비서 성폭행,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출처=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2년여 만에 귀국해 23일 경찰에 체포됐다. 김 전 회장은 비서와 가사도우미 성폭행을 가한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경찰서로 이송했다.

김 전 회장은 오전 3시 47분께 수갑을 찬 손목을 천으로 가리고 경찰관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성추행·성폭행 혐의 인정하느냐', '왜 이제까지 조사에 응하지 않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폭행 혐의에 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대기하던 경찰 차량에 올라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가사도우미였던 A씨로부터 지난해 1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1년여간 별장에서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전 회장은 2017년 9월 자신의 비서였던 30대 여성 B씨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다. 당시 B씨는 김 전 회장이 같은 해 2월부터 7월까지 상습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만졌다며 추행 상황을 찍은 영상 등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B씨가 자신을 고소하기 두 달 전인 2017년 7월 질병 치료차 미국으로 떠났고, 출국 후 약 두 달 뒤 비서 상습 추행 혐의가 불거져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치료를 이유로 체류 연장을 하며 국내 입국을 미뤄왔다.

이에 경찰은 김 전 회장이 귀국 하도록 여권 무효화 및 인터폴 적색수배 등의 조치를 했다. 적색수배는 범죄인을 체포해 본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이며, 인터폴에 가입된 전 세계 사법당국에 수배자의 사진과 지문 등 관련 정보가 공유된다. 신병 확보 시 언제든지 수배한 국가로 강제 압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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