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고 매정한 정치현실... "우리 모두에 해악"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이철희 간사(가운데)가 웃으며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15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작정이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동안 우리 정치는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며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글 말미에는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며 "그에게 주어졌던 기대와 더불어 불만도 수긍한다. 그러나 개인 욕심 때문에 그 숱한 모욕과 저주를 받으면서 버텨냈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러운 인내였다고 믿는다"며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초선임에도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낼 정도로 정치협상 및 분석 능력을 높게 평가 받았다. 또한 '썰전' 등을 통해 쌓은 인지도 등으로 인해 수도권 내 주요 지역 공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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