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으로 검찰 수사 타격 불가피..."
"검찰 무리한 가족 수사한다 여론도..."

웅동학원 허위 소송 및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조모씨는 허리디스크 통증 등을 이유로 심사 기일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이날 오전 조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관련 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 남동생 조모(52) 씨의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9일 새벽 2시 23분께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성립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미 이뤄졌고, 피의자가 배임수재 부분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며 “수 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조사 등 수사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전력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 기각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공사대금 허위소송, 채용비리 의혹 등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던 검찰 수사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조 장관 가족을 상대로 과도한 수사를 한다는 여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구속심사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디스크 수술을 받게 됐다며 법원에 심사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씨가 입원한 부산의 한 병원에 의사 출신 검사를 보내 건강 상태를 점검한 뒤 구인장을 집행해 서울로 데려왔다. 소견서와 조씨 주치의 면담을 거친 결과 구속심사를 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씨는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고, 법원은 서면으로 그의 구속 여부를 심사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운영한 웅동학원의 채용비리와 허위소송 의혹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며 교사 지원자 부모 2명에게서 1억원씩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돈을 건넨 교사 지원자들은 실제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웅동학원 채용 과정에서 교사 지원자 부모가 건넨 돈을 조 장관 동생에게 전달하고 수고비를 받은 또 다른 조모 씨와 박모 씨는 지난 1일과 4일 각각 구속됐다.

조씨는 웅동학원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허위 공사를 근거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학교법인 관계자들과 ‘위장 소송’을 벌였다는 것이다. 허위소송이나 채용비리와 관련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여야는 조씨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그야말로 난타전을 벌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동생의 구속영장 기각, 한 마디로 비정상의 극치"라며 "지금 이 정권은 '조국 방탄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말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정부"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구속심사 포기하면 100%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런데 조국 동생이 유일한 예외가 됐다. 정말 특별한 예외"라며 "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이해못할 행적들이 논란이 되면서 법원이 스스로 사법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욕설과 막말로 무한 정쟁만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반면 여당은 영장기각은 적절한 판단이라는 주장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한 언론매체와의 통화에서 "사법부가 적절한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법원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검찰은 상당히 엄중하게 이 영장 기각 사태를 받아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 어떤 사실 관계가 있었다고 하지만 원래 웅동학원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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