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및 블리자드 대회 출전 권한 박탈... 분노한 게이머들 “NO 블리자드” 움직임

홍콩 시위대의 상징 가스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한 채 인터뷰를 진행하는 청응와이 선수. 사진=영상캡처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세계적인 게임제작사 블리자드가 인터뷰 도중 홍콩 시위 지지 발언을 한 게이머를 중징계를 내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일(현지시각) 열린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대회에서 프로게이머 청응와이(활동명 블리츠 청)가 홍콩의 중국 해방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청응와이는 한국인 장현재(닉네임 던) 선수와의 경기 승리 인터뷰 때 홍콩 시위대의 상징 중 하나인 가스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등장했다. 이어 "홍콩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외치며 시위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중계진들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리는 행동을 보였고, 중계화면은 광고로 전환됐다.

이후 블리자드는 해당 경기 VOD 영상을 서둘러 삭제했다. 아울러 지난 8일 공식적으로 “규정 위반에 따라 청응와이의 대회 상금과 1년간 블리자드 대회 출전 권한을 모두 박탈한다”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중계진 두 명도 해고됐다.

블리자드는 징계 사유로 “대회 규정 6조1항에 따라 블리자드 또는 하스스톤을 대변하지 않는 개인 행동을 금한다. 이는 공공 갈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나아가 블리자드의 이미지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스스톤 대회는 100만 달러(약 11억9천만원)의 상금이 걸려있으며, 청응와이는 지금까지 최소 3천 달러(약 358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추가 상금을 딸 가능성도 있었다.

블리자드는 웨이보(중국SNS)를 통해 "우리는 언제나 중국의 존엄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밝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전 세계 게이머들은 분노하며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블리자드가 그동안 보였던 행보와는 상반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게임 세계관에 노인이나 성소수자, 다양한 인종 등을 반영하며 누구보다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써왔다.

분노한 게이머들은 SNS를 중심으로 ‘#Blizzardboycott’(블리자드 보이콧)등의 해시태그를 올리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론 와이든 미국 상원의원은 "블리자드는 중국 공산당을 기쁘게 하기 위해 창피를 당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어떠한 미국 기업도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자유에 대한 요구를 검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하스스톤과 같은 장르의 게임 갓즈 언체인드(Gods Unchaind)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그가 잃어버린 모든 상금을 지불하고 우리의 50만달러짜리 토너먼트 대회 티켓을 보내겠다"며 "어떤 선수도 자신의 신념에 대해 처벌을 받아서는 안된다"라고 밝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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