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LG화학 부사장, "해외서 사고 발생하지 않아 내부적으로 리콜 결정 못해“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화재사고 중 절반 이상이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사고가 발생한 LG화학의 배터리는 모두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당 제품은 200여 곳에 가까운 국내 ESS 사업장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나 추가 화재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발생한 국내 ESS 화재사고는 총 26건 이다. 이 가운데 LG화학이 14건(54%)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뒤이어 삼성SDI가 9건 나머지 3곳은 인셀 등 군소업체 제품으로 나타났다.

ESS 화재사고에 사용된 LG화학 배터리는 모두 2017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중국 난징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기물량으로 드러났다. 다만 2018년 이후 생산된 제품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 만들어진 LG화학의 배터리 제품에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화재사고가 일어난 해당 배터리는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1490곳 ESS 사업장 가운데, 198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해외는 118곳에서 쓰이고 있다.

김준호 LG화학 부사장은 난징 공장에서 생산된 초기물량의 제품 결함을 인정했지만, 해외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부에서 교체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내부에서는 문제가 된 제품 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화재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해당 제품을 교체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판매된 물량까지 교체를 진행해야 해 약 1,500억원의 추가비용과 신인도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졌다.

현재 LG화학은 자사 배터리 채택 사업장들에 충전잔량(SOC) 운영 조건을 95%에서 70%로 낮춰 운영하도록 하고, 비가동 손실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은 회사 자체적으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 실험 및 분석에 착수한 상황으로,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는 소비재가 아니기 때문에 리콜이란 표현보다 교체가 적절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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